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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스럽다" "상식 무너진 사회"…환노위 국감도 조국 얼룩(종합)

뉴시스

입력 2019.10.04 18:49

수정 2019.10.04 18:49

부실 강사 양산·주52시간제·전화 불통 등 도마 野 "고용부 조국스럽다"…고용상황 인식 비판 참고인 출석 대학원생 "상식 무너진 사회" 울먹 與 "참고인 가담 단체 있나"…여야 날선 신경전 이재갑 "주52시간제 탄력근로제로 부족한지 검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채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국민권익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조사에서 적발된 비리 연루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채용비리 피해자에게 피해 발생 다음단계 시험에 대한 재응시 기회 등을 부여하는 등 피해자 구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정청탁, 금품수수 등 비리혐의가 높은 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2019.09.3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교통공사 등 5개 공공기관 채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관련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국민권익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조사에서 적발된 비리 연루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채용비리 피해자에게 피해 발생 다음단계 시험에 대한 재응시 기회 등을 부여하는 등 피해자 구제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부정청탁, 금품수수 등 비리혐의가 높은 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2019.09.30.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강세훈 기자 =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도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여야 간 공방으로 번졌다.

오전 국정감사에서는 대체로 고용노동 현안과 관련된 정책질의로 진행됐지만 오후 국감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대학원생이 '조국 장관 자녀 특혜 문제'를 언급하자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또 내년 1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주52시간제와 관련해 보완책을 요구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와 관련 "탄력근로제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더 들여다보고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 행정적 추가 보완책 마련을 시사했다.

◇野 "조국스럽다" 조국 국감 포문

이날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조국 국감의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고용노동 통계 관련 발표에 대해 거짓말로 규정하면서 "조국스럽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고용부와 현 정부의 고용 관련 통계를 보면 참 '조국스럽다'"라며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포장해서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조국스럽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고용 상황이 양과 질 모두에서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프라이즈', '반가운 마음'이라고 한 것을 일일이 열거 한 뒤 비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현재 청년 고용이 악화되고 있어서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고용의 양과 질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작년 일자리 예산에 20조원을 썼고, 올해 21조2000억원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50·60대 일자리가 46만명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20만원 내외의 단기 알바 일자리"라며 "이것을 늘려서 고용이 개선 됐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 "30·40대는 23개월째 13만6000명의 일자리가 감소했고, 제조업은 17개월째 감소했다"며 "30·40대 양질의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는데 어떻게 고용의 질이 좋아진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현 정부가 조국스럽게 거짓말하고, 위선하고, 특권의식을 가지고 국민을 속이려 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라며 "고용부는 고용 통계를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발표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고용의 질은 아주 낮아졌는데 국민들을 호도해서 일자리가 늘었다고 하기 때문에 조국스럽다고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 의원 지적에 대해 "최근 고용 통계는 작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인구, 기저효과 등 전년동월과 비교하는 데 있어 변수를 배제하고 볼 수 있는 게 고용률인데 40대는 증가세로 반전되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연령대는 모두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또 "취업자 증가 가운데 60대 일자리가 대부분 증가한 게 아니냐고 지적하시는데 60대는 인구 자체가 증가하고 있다"며 "또 60대는 대부분 정부 노인 일자리 정책과 관련된 업종보다는 음식숙박업 등 관련 없는 업종에서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인 출석 대학원생 조국 사태 놓고 "상식 무너진 사회"

오후 국감에서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고려대 대학원생 임모씨를 불러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다.

【서울=뉴시스】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9.10.02. (사진=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9.10.02. (사진=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임씨는 고용부 일자리 사업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와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낮기도 하고 프로그램이 많아서 혼란스러웠다"며 "제 주변의 동기들과 후배들은 일자리 사업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보다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 의원은 "취업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현재 정국의 상황에 대해 심적 박탈감을 많이 느낀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에 대해 한 말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임씨는 "저와 제 친구들은 취업도, 학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조국 장관 사태를 지켜보면서 무기력에 빠졌다. 대학원생들은 '누구 자녀는 2주만에 쓰는 논문을 우리는 이렇게 어렵게 붙들고 있다'며 허탈해 한다"고 전했다.

또 "더욱이 신청하지 장학금 받았다는 것에 정말 기가 막혔다"며 "상식과 합리적 판단이 무너진 사회에서 우리가 노력해서 무엇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씨는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렵게 취업 준비를 하고 논문을 쓰고 연구실에서 실험하느라 밤샘을 하고 있을 동기들, 친구들이 있는데 이 자리(국정감사장)에 있어도 되는지 사실 마음이 많이 무겁지만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에 한번은 맞서야 한다고 고심했다"며 "저는 조국 (장관)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해 입학 취소와 조국 장관 사퇴 촉구를 위한 교내 집회에 가고 싶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학비와 생계 걱정 때문에 갈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임씨는 "어려서부터 노력하고 바르게 살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공부하고 버텼는데 헛된 꿈을 꾼 것 아닌지 무섭다"며 "청년들이 느끼는 상실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 마지막 희망을 걸고 나왔다.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공정하게 나올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서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임씨를 다시 불러 질문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대학원생이면 학생 신분이기도 하지만 사회 생활을 겸할텐데 본인이 가담하고 있는 단체나 직위가 있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임씨는 "없다"며 "그럴 시간도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청년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서 참고인으로 오셨다"라면서 "주로 불공정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조국 (장관) 딸과 비교했는데 그런 부분이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말씀을 하신 건가"라고 재차 질문했다.

임씨는 "전반적으로 청년들이 느끼는 현실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청년 일자리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청년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어떤 것을 겅험하고 있는지 말하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은 "지금 젊은이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도 상당한 정치적 부분"이라며 "다르게 생각하는 젊은이도 있는데 그쪽 부분에 집중해서 얘기를 하다 보면 정부의 청년 일자리정책 문제를 지적하는 것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 같아서 여쭤봤다"고 발언을 마무리 했다.

그러자 참고인을 신청한 신보라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신 의원은 "특정 정단이나 단체에 가입된 적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마치 어느 단체 소속을 대변하는 사람을 (참고인으로) 요청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며 "용기내서 이 자리에 온 참고인의 마음을 해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이용득 의원의) 그런 질문들이 청년들이 이 사회에 대해 용기있게 하는 많은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다"며 "국회에서마저 어떤 소속인지를 물어가며 낙인찍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득 의원은 이에 "참고인 신청 이유에 청년일자리 정책이라고 쓰여 있는데 조국 장관 딸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국민들이 의도가 무엇일지 궁금해 할 것 같아 국민들을 대신해서 물어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참고인 진술을 한 임씨는 용기있는 젊은이"라며 "조국 (장관) 때문에 젊은이들이 촛불을 든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 (장관) 딸은 장학금을 두번 받았는데 청년들이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대해 분노가 폭발하는 것"이라며 "열심히 공부한 젊은이들이 있는데 시험 한번 보지 않고 의학전문대학원에 간다는 것에 대해 젊은이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노위 오전 국감은 '정책 질의' 위주로 진행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고용부 국감은 오전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책질의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최근 직접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과정 수료증을 딴 사실을 공개하면서 고용부의 성희롱 예방교육 감독 부실 문제와 강사 자격기준 문제를 지적했다.

신 의원은 "지난달에 직접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과정을 수료를 했는데 강사 양성 과정이 굉장히 허술하다"며 "2시간 동안 강의를 듣고 나니 성희롱 예방 강사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수료증을 주더라"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2시간 이수한 것으로 교육을 할 수 있겠느냐"라면서 "마구잡이로 부실 강사가 양성되고 있는데 고용부는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기관에서 강사 양성 교육을 하는데 교육 시간이 제각각"이라며 "3시간이라고 공지를 받고 갔는데 2시간만 받고 딸 수 있다고 해서 2시간만 받고 땄다. 강사에 대한 실질적인 규정이 없다 보니 자격증 장사로 전락 했고, 정부가 사실상 이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성희롱 예방교육 대상 기업이 200만곳 정도인데 고용부는 연간 0.02%에 해당하는 600개 정도만 의무교육 시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며 "고용부가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관리·감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성희롱 예방교육 강사 자격 기준이나 강사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연구용역을 해서라도 강사 자격기준이나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관리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고용부가 민원 전화 불통에 따른 국민불편을 해소하고자 전화 수신률을 점검하고 있지만 지난해 전화 수신율은 59%로 2통 중 1통은 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화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전화 수신율이 낮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전화 잘 받는 부서에 대한 포상과 함께 잘 안 받는 부서에 대한 불이익도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일반 국민에 대한 콜센터를 포함해 지방관서 전화 수신율은 82%이지만 본부 수신 전화 수신율은 개선되지 못했다"며 "부재 시 착신 전환이나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52시간 보완 요구에…"탄력근로제로 해결 안되는 부분 있는지 검토"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내년 1월부터 30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는 주52시간제의 보완 방안으로 3년의 계도기간을 주장했다.

강 의원은 "최근 돌발적인 일본의 수출규제로 주로 중소기업들이 피해 받고 있다"며 "게다가 경기가 하강국면이고 그 좋다는 미국까지 하강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해 3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취약 기업 4000개를 선정해서 고용노동부 지방관서가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고 3900개 기업에 대해 관계부처에서 분야별로 맡아서 관리를 하고 있다"며 "현행 제도를 가지고 주52시간제를 적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걸 토대로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탄력근로제만 가지고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더 들여다보고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제4단체장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의 주52시간제 적용 문제와 관련해 "현장 중소기업의 준비가 덜 된 부분을 인정한다"며 "정부가 곧 보완책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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