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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박찬욱 감독 "'복수' 송강호·'올드보이' 최민식, 바꿔도 훌륭했을 것"

뉴스1

입력 2019.10.06 17:12

수정 2019.10.07 09:05

정유진 기자/플랫폼부산 © 뉴스1
정유진 기자/플랫폼부산 © 뉴스1

(부산=뉴스1) 정유진 기자 = 박찬욱 감독이 자신의 영화 속 송강호와 최민식의 차이점에 대해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남대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랫폼 부산의 필름메이커 토크에서 '올드보이'에 최민식을, '복수는 나의 것'에 송강호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그런 게(배우마다 맞는 영화) 있긴 하다.그런 급의 배우들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송강호가 '올드보이'를 하고 그 반대도 충분히 해서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결과론적일 수 있겠지만 역시 그 영화는 이 배우, 이 영화는 이 배우가 더 맞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건 그 배우에 맞춰 내가 찍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다"며 "'복수는 나의 것'을 구상할 때는 세상 냉정한 영화를 할 생각이었다.
미니멀한 표현을 할 생각이었다. (송)강호씨는 사실 그런 배우라는 인식이 널리 있는 배우는 아니었다. 강호씨와 친해지면 그런 면을 가끔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강호가 냉정한 사람이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고 논리적이고 감정에 휘둘리기 보다는 냉철한 그런 면이 있다. 그런 순간에 송강호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최민식에 대해서 "최민식은 물론 지적인 사람이지만, 엄청나게 다정다감하고 격한 성격이다. 불같이 뜨거운 사람이다.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에 격렬한 표현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드보이'는 '복수는 나의 것'과 반대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며 "그 영화가 너무 차갑고 미니멀해서 다음 영화를 부글부글 끓는 것 같은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영화적 표현의 기법, 형식적인 실험이라든가 그런 것을 마음껏 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복수는 나의 것'이 현실세계 한국의 느낌이 강한 영화였다면 '올드보이'는 신화적인, 독립된 세계처럼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최민식이라는 배우가 가진 격한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는, 원없이 터져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것이 내가 원하는 영화의 무드가 있어서 캐스팅한 이유가 된다.
그 배우들이 와서 그런 연기를 제대로 해주니까 점점 더 극단으로 영화가 마음껏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특별기획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 중 한편으로 꼽혔다.
'올드보이'와 함께 선정된 10편의 영화는 '휴일'(감독 이만희) '오발탄'(감독 유현목) '바람불어 좋은날'(감독 이장혼)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 '서편재'(감독 임권택) '돼지가 우물에 빠졌을 때'(감독 홍상수) '하녀'(감독 김기영) '바보들의 행진'(감독 하길종)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감독 배용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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