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튀니지 총선에서 이슬람계 여당 엔나흐다 선두"- 출구조사

뉴시스

입력 2019.10.07 06:41

수정 2019.10.07 06:41

옥중 대선후보 카루이의 신생정당도 선전 개표 41% 상황에서 양당 모두 "승리"선언
【튀니스(튀니지)=AP/뉴시스】지난 15일 열린 튀니지 대통령선거에서 1,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한 무소속 헌법학자 카이스 아이에드(오른쪽)와 수감 중인 방송사 대표 나빌 카로우이. 튀니지 선거 당국은 17일 사이에드와 카로우이가 각각 18.4%와 15.6%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019.9.18
【튀니스(튀니지)=AP/뉴시스】지난 15일 열린 튀니지 대통령선거에서 1, 2위로 결선투표에 진출한 무소속 헌법학자 카이스 아이에드(오른쪽)와 수감 중인 방송사 대표 나빌 카로우이. 튀니지 선거 당국은 17일 사이에드와 카로우이가 각각 18.4%와 15.6%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2019.9.18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를 선도했던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6일(현지시간) 오전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고 AP,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총선은 국회의원 217명을 선출하는선거로 유권자는 거의 700만명이며 전국 투표소는 약 4500개다. 선출된 새 의회의 의원들은 내각을 이끌 신임 총리를 뽑는다.

이번 총선은 2011년 1월 시위를 통해 20년 넘게 장기 집권한 독재자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로 튀니지에서 세 번째 치러지는 총선이다.


특히 지난달 15일 대선 1차 투표에서 현재 투옥돼 있는 언론계 거물 나빌 카루이 후보가 15.6%의 득표율로 이슬람정당 후부인 법학 교수 카이스 사이에드(득표율 18.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던 이변이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카루이가 6월에 설립한 신생 정당 '칼브 투네스'(튀니지의 심장)도 이슬람주의 성향 집권당 '엔나흐다' 등 기존 정당들을 누르고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정치 아웃사이더'로 꼽히는 카루이와 사이에드가 유세프 샤히드 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을 제치고 대선 결선에 진출한 것은 의외의 결과로 평가된다. 대선 결선 투표일은 오는 13일이다.

하지만 6일 현재 튀니지 최대의 두 여론조사 기관 엠로드 컨설팅과 시그마 콩세이유조사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는 엔나흐다 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 217석 가운데 40석은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카루이의 신당은 33~35석을 차지,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날 투표가 끝난 뒤 두 정당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승리를 선언했다. 공식 집계 발표는 7일에나 이뤄진다.

튀니지 선관위는 현재 개표가 41%가 이뤄진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어떤 당도 절대 다수표를 획득할 수 없어 1위를 해도 연정구성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칼브 투네스를 이끄는 카루이는 2017년 '칼릴 투네스재단'을 설립해 빈민을 지원하고 자신이 소유한 방송국을 자선 모금 활동에 활용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그는 8월 23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상태다.

【튀니스( 튀니지)=AP/뉴시스】 6일 실시된 튀니지 총선의 개표 작업이 진행중인 튀니스 시내의 한 개표장.
【튀니스( 튀니지)=AP/뉴시스】 6일 실시된 튀니지 총선의 개표 작업이 진행중인 튀니스 시내의 한 개표장.

튀니지는 '아랍의 봄'의 발원지로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꼽힌다. 2010년 12월 튀니지의 한 지방정부 청사 앞에서 한 20대 노점상이 막막한 생계를 호소하며 분신자살한 사건으로 민중봉기가 발생했고 민주화 시위는 리비아,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확산했다.

그러나 튀니지는 현재 15%나 되는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에 따른 경제 악화로 이번 선거가 국면을 바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도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엔나흐다 당의 라셰드 가누치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가 튀니지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징표가 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의 당은 카루이가 빈곤과의 전쟁을 외치는 데 반해 부패 청산을 구호로 내걸었고 카루이의 투옥 사실을 선거전에 이용했다.

그러나 카루이는 탈세나 돈세탁 혐의로 자신을 투옥한 것은 정치적 음모이며 자기는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튀니지 국민들 대부분은 자유로운 민주 선거 자체가 특별한 체험이라고 느끼고 있다. 유권자 바스마 아루스는 "아들을 데리고 투표하러 갔다. 아들에게도 선거권이란 게 있으며 장차 자신에게 도움이 될 지도자들을 어떻게 선출하는지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즐거워했다.


총선이 치러진 동안 전국적으로 삼엄하고 철저한 경비가 이뤄졌다. 10만명 이상의 경찰관과 군인이 투입돼 알제리와 리비아와의 국경지대 등 취약지구를 포함한 각지의 투표소를 지켰다.


튀니지 헌법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당이 총리의 지명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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