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복면금지법 시행 계기 홍콩 갈등 점입가경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7 16:46

수정 2019.10.07 16:46

6일 홍콩 곳곳에서 폭력 충돌이 빚어져 지하철이 절반 정도밖에 운행되지 않고 주요 쇼핑센터들이 모두 문을 닫음에 따라 홍콩 시민들이 슈퍼마켓에서 물건 사재기에 나서 진열대들이 동나고 현금지급기들마다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6일 홍콩 곳곳에서 폭력 충돌이 빚어져 지하철이 절반 정도밖에 운행되지 않고 주요 쇼핑센터들이 모두 문을 닫음에 따라 홍콩 시민들이 슈퍼마켓에서 물건 사재기에 나서 진열대들이 동나고 현금지급기들마다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조창원 특파원】홍콩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홍콩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5일 복면금지법 시행으로 시위대 체포가 잇따른 데다 홍콩 주둔 중국군과 시위대간 대치 상황까지 벌어졌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복면금지법 시행일인 지난 5일 밤 타이포 지역에서 마스크를 벗으라는 경찰의 요구에 불응한 시민 2명을 포함해 이날 최소 13명이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특히 지난 5일 새벽 마스크를 쓴 채 시위에 가담했다가 체포된 시위자 가운데 18살의 학생과 38살의 미취업 여성이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면금지법 시행으로 공공 집회에서 마스크 착용이 금지됐다. 심지어 집회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경찰관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에게 마스크를 벗을 것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홍콩 경찰이 지난 6일 대학 당국의 허락 없이 홍콩 중문대학과 침례대학에 각각 진입해 시위 참가 혐의를 받는 학생들을 검거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복면금지법 시행을 계기로 홍콩 교육 당국은 8일부터 학생들의 동태를 매일 파악해 보고할 것을 중고등학교 교장들에게 지시했다.

교육 당국은 마스크를 쓰고 등교한 학생,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 비협조 운동을 벌이는 학생, '비정상적으로' 결석한 학생, 인간 띠 시위를 벌이거나 구호를 외치는 학생 등의 수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했다.

홍콩 야당 의원 24명은 홍콩 당국의 이같은 조치들이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과 인권법에 어긋난다며 고등법원에 복면금지법 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거부했다. 다만, 법원은 이달 내로 긴급 심리를 열어 복면금지법 시행이 기본법 등에 어긋나는지 심리할 방침이다.

6일 오후에는 홍콩 시위대와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하 인민군)이 처음으로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SCMP는 6일 오후 7시께 홍콩 시위대가 까우룽퉁 지역에 위치한 인민군 홍콩 주둔 병영 근처까지 접근해 레이저와 강한 불빛 등으로 인민군을 도발했다고 보도했다.
인민군은 막사 내에서 노란 팻말에 법을 어길 경우 기소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경고신호를 보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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