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법무장관, 러시아스캔들 '음모론 직접 수사' 구설

뉴시스

입력 2019.10.07 18:02

수정 2019.10.07 18:02

외교의전도 물리고 검사 동행해 이탈리아 방문
【워싱턴=AP/뉴시스】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지난 4월18일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워싱턴DC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07.
【워싱턴=AP/뉴시스】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지난 4월18일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워싱턴DC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07.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장한 러시아 스캔들 '음모론' 수사에 앞장서 논란을 빚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 장관은 지난달 존 더럼 연방검사를 대동하고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다. 더럼 검사는 바 장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기원을 조사하도록 임명한 인물이다.

NYT는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 바 장관이 당시 외교의전도 피하고 이탈리아 정치인들과 정보 당국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바 장관은 더럼 검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러시아 스캔들 '음모론'을 뒷받침할 증거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음모론은 2016년 러시아 대선 개입이 실제론 민주당 등 미국 내 정치적 배후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WP는 바 장관과 친밀한 소식통들을 인용, 그가 특히 미 정보당국과 광범위하게 일해온 몰타 출신의 '미프수드'라는 교수에 관심이 있다고 부연했다.

미프수드 교수는 트럼프캠프 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풀로스에게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을 거론했다고 알려진 인물로,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 및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그를 러시아 측 요원으로 의심했다.

미프수드 교수는 2년 전 이탈리아에서 언론 인터뷰를 가진 후 종적을 감췄다. 파파도풀로스는 이후 미프수드 교수가 사실은 중앙정보국(CIA)이 활용한 이탈리아 정보자산이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사주를 받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 하원 민주당이 자신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조사를 개시하자 "우크라이나의 신임 대통령은 부패 없이 출마했다"며 "하지만 2016년 대선과 관련된 부패가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는 그 진짜 이유를 알아내길 원한다"고 발언했었다.

해당 발언은 2016년 대선개입은 러시아가 아니라 민주당을 배후로 둔 우크라이나 소행이라는 음모론을 시사한 것이다. 백악관 국토안보 및 대테러 담당 보좌관이었던 토머스 보서트 전 보좌관은 해당 음모론을 "완전히 틀렸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바 장관이 음모론과 관련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외교의전까지 피하면서 직접 이탈리아를 찾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선 우려와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NYT는 바 장관에 대해 "(음모론 입증에) 적극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가 이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바 장관은 자신의 (이탈리아) 여행이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비치는 데 대해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WP는 바 장관에 대한 비판론자들과 옹호론자들을 모두 인용, 그가 강력한 행정부를 선호하며 트럼프 대통령 및 자신의 법무장관직 수호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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