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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삼성 VD 사업부, 차세대 TV 전략 고민 커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7 18:49

수정 2019.10.07 19:20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10조원대 OLED투자 예고
마이크로LED 밀던 VD사업부
TV시장 영향력 축소 위기감
삼성 QLED(퀀텀닷 LCD) TV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에서 올해 하반기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10조원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투자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향후 VD 사업부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VD 사업부는 현재 판매 중인 QLED TV와 차세대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마이크로 LED를 기반으로 한 투트랙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TV 시장을 현재 QLED 4K·8K 중심에서 이후엔 마이크로 LED로 선도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특히 지난 2017년에 출시한 QLED TV의 누적 판매량이 54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이 같은 전략은 힘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달 10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탕정 공장에 10조원대 QD-OLED 투자가 예고되면서 삼성 내부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OLED 전환을 위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했으며, 생산 시설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LCD 라인은 앞으로 전면적으로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며 "TV용 LCD 생산도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삼성 내부에서 TV주도권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QLED TV는 삼성전자 VD사업부가 맡았지만, QD-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담하게 되는 구조"라며 "VD 사업부 입장에선 향후 마이크로 LED만 전담하는 등 TV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축소된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VD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와 무관하게 마이크로 LED 사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 전시회 '이파(IFA) 2019'에서 "마이크로LE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의 최종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LED TV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기술 연구와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엔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초대형·최고급 TV인 더 월 전용 전시장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픈했다. 하지만 제품 1대당 4~5억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현재 판매량이 저조한 데다 이를 일반 가정용 제품으로 상용화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문제로 VD사업부 안에서도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LG전자가 지난달 IFA 행사에서 제기한 QLED 명칭 문제와 8K 해상도 관련 논란을 국내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공론화 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중 하나다. VD사업부는 현재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공방전이 심화될수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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