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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어선, 동해서 日단속선과 부딪혀 침몰(종합2보)

뉴스1

입력 2019.10.07 19:10

수정 2019.10.07 19:13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 어선이 7일 동해상에서 일본 수산청 소속 어업단속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고가 났다.

NHK·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스에마쓰 히로유키(末松廣行) 농림수산성 사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전 9시7분쯤 수산청 어업 단속선 '오쿠니'(大國·1300톤급)과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부딪혔다"며 이같이 밝혓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이시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 북서쪽 약 350㎞ 거리 동해 대화퇴(大和堆·일본명 야마토타이) 해역 부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산청은 해상보안청과 함께 지난 5월부터 이 해역에서 북한 어선 등의 '일본 EEZ 내 불법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왔으며, 이날 충돌 및 침몰사고 역시 이 같은 단속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보도를 종합해보면 수산청 어업 단속선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사고 해역에서 북한의 오징어잡이 어선을 발견한 뒤 약 200m 거리까지 접근해 방송으로 '퇴거'를 요구하다 하다 9시4분쯤부터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수산청 관계자는 "외국 어선들의 일본 EEZ 내 불법조업을 단속할 때 경고방송과 전광판을 이용해 '퇴거'를 요구하고 물대포를 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어업 단속선이 북한 어선의 불법조업을 멈추기 위해 물대포를 쏘자 어선이 갑자기 진로를 바꿔 단속선으로 접근해왔다"며 "그로부터 3분 뒤 충돌했다"고 전했다. 에토 다쿠(江藤拓) 일본 농림수산상도 "북한 어선이 충돌 직전 급선회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해역을 관할하는 해상보안청 산하 제9관구 해상보안본부에 따르면 북한 어선은 일본 어업 단속선과의 충돌 뒤 물에 가라앉기 시작해 오전 9시30분쯤 완전히 침몰했고, 이 과정에서 북한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약 20명이 바다로 뛰어들어 일본 측에서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였다.

해상보안청도 오전 9시10분쯤 수산청으로부터 사고 발생신고를 받고 항공기와 헬리콥터·순시선 등을 사고 해역에 파견, 물에 빠진 북한 선원들에 대한 수색 및 구조작업을 지원했다.

총리관저에서도 오전 10시부터 위기관리센터 내 '정보 연락실'을 설치하고 관련 정보 수집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한다.

북한 선원들에 대한 수색·구조작업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모두 마무리됐으며, 해상보안청은 "약 60명에 이르는 선원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밝혔다.

구조된 북한 선원들의 경우 가벼운 부상자 외엔 대부분 생명엔 지장이 없었고, 북한 어선과 충돌한 일본 어업 단속선에서도 부상자 등 피해 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닛폰TV 등에 따르면 북한 선원들은 현재 사고 해역에 도착한 다른 북한 선박에 옮겨 탄 채 대기 중이며, 일본 정부는 이들에 대한 별도 조사 없이 "국제조약에 따라" 북한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대화퇴 해역에선 지난 8월엔 북한 해군 고속정과 화물선 등이 불법조업 단속에 나선 일본 어업 단속선을 향해 해당 해역이 북한의 "영해(territorial waters)"라고 주장하며 "즉시 퇴거"를 요구하는가 하면 소총으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당시 외교경로를 통해 북한 측에 항의했지만, 북한 외무성 또한 "우리(북한)의 전속경제수역(EEZ)에 불법 침입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선박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조치에 의해 쫓겨났다"며 역시 일본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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