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 레이블 통해 러시아 작곡가 모음집 발매
11월부터 전국투어
'트리오 오원(Trio Owon)'이 결성 10주년을 맞아 유니버설뮤직의 데카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러시아 작곡가 모음집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바인베르크 피아노 트리오'에 이 작곡가의 3중주가 실렸다.
트리오 오원 멤버인 첼리스트 양성원은 7일 한남동 일신홀에서 "바인베르크의 3중주에는 그의 삶이 아닌 그 당시를 살아간 유태인계 폴란드 사람들의 삶, 감정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한 작곡가의 작품만이 아니에요. 한 시대의 삶이 기록돼 있죠. 예전 기록은 책을 통해 읽을 수 있고, 영화화 할 수도 있고, 아카이빙도 할 수 있지만 음악에는 감정이 남겨져 있을 수 있죠. 말로 표현을 못하는 감정의 혼이 담겨진 아카이브라고 할까요. 음악은 단어로 표현을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것을 금방 잊기 쉬운데 음악을 통해 70~80년 전에 있던 불행한 일을 마음에서 재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트리오 오원의 이름은 조선 말기 화가인 장승업(1843~1897)의 오원(吾園)에서 따왔다. 화가의 삶과 예술혼을 기리는 의미다. 장승업은 세밀한 묘사와 호방한 필묵법으로 생기 넘치는 그림을 그려왔다. 트리오 오원 음악 역시 정밀하면서 망설임이 없다.
'러시안 엘리지(Russian Elegy)'라는 부제가 달린 이번 앨범에는 바인베르크를 비롯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등 개인과 민족의 역사적 비극과 애도의 감정이 가득한 러시아 작곡가 3인의 3중주들이 담겼다.
나치와 스탈린으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을 살았던 바인베르크는 피아노 트리오 op. 24를 작곡, 자신의 첫째 부인인 나탈리아 봅시에게 헌정했다.
이미 이 팀은 베토벤 전곡, 드보르작, 슈베르트, 메시앙을 연주했다. 작년 어느 페스티벌에서 차이콥스키 트리오를 연주하고 팬의 사인 요청을 받았는데 "당신들 차이콥스키 녹음 음반이 없더라"는 말을 들었고 "이제 차이콥스키를 녹음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바인베르크는 기가 막힌 작곡가인데 그간 정말 저평가가 돼 있다"고 양성원은 판단했다. 예술가이기 전에 자신들 역시 일상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털어놓은 양성원은 삶에서 발견하는 기쁨이 본인들을 환기시킨다고 했다.
"바인베르크라는 무명의 작곡가를 새롭게 발견한 기쁨이 커요. 좋은 곡을 잘 하려는 것보다, 삶의 보탬에 되고 레퍼토리에 보탬을 되는 곡을 발굴하려고 하죠."
트리오 오원은 2009년 파리음악원 출신들로 결성했다. 양성원을 비롯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파리음악원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파리음악원 교수)가 의기투합했다.
실내악 음악에 대한 서로의 열정으로 지역적, 문화적 경계를 허문 팀이다. 유럽과 한국에서 수차례의 공연과 녹음을 했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국, 일본 등의 무대에도 오른다.
열다섯살 때부터 트리오 활동을 해왔다는 스트로세는 "트리오 오원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아닌 현악 사중주처럼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고 했다. 샤를리에는 "덜 알려진 바인베르크 같은 작곡가를 발굴해서 연주하는 것이 이 트리오의 일이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이번 앨범에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러시아 문학과 음악교수이자 인문학 연구센터장인 필립 블록 교수와 트리오 오원 대담이 DVD로 담겼다.
트리오 오원은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10주년 기념 전국 투어 '10년의 울림'도 돈다. 11월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을 시작으로 16일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창원국제실내악축제 초청),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2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 24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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