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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부진 탈출..'V자' 반등은 '아직'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8 12:34

수정 2019.10.0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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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가 '불확실성'이라는 복병을 뚫고 실적 부진의 늪에서 탈출했다. 시장에서는 3·4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놓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반응도 나왔다. 다만, 하반기 실적 개선은 갤럭시노트10 등 휴대폰 사업의 선전 요인이 커 반도체 중심의 본격적인 'V자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8일 삼성전자는 3·4분기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였던 2·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0.4%, 영업이익은 16.6%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 사업 침체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던 올 1·4분기(매출 52조3900억원, 영업이익 6조2300억원)의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증권가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 전망치(매출 61조원, 영업이익 6조8000억~7조원)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난 2·4분기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전분기 대비 다소 실적이 개선됐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로부터 받은 보상금 성격의 일회성 비용이 포함됐던 만큼 3·4분기를 실질적인 실적 반등으로 볼 수 있다. 매출면에서도 지난해 3·4분기(65조4600억원) 이후 4분기만에 60조원대를 회복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더욱이 하반기 계절적 요인으로 반등을 기대했던 반도체 업황이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 강화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됐던 터라 삼성전자 내부는 3·4분기 실적 반등을 부쩍 반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3·4분기 실적 개선은 하반기 전략폰인 갤럭시노트10과 중가폰인 갤럭시 A시리즈 등 휴대폰의 판매 호조 덕분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올해 경영침체에 빠졌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주요 고객사들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 경쟁 속에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가 급증한 것도 한몫했다.

상반기 속을 끓이던 휴대폰과 디스플레이가 하반기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분기 대비 디스플레이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시장에서 6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전망했는데 휴대폰과 중소형 디스플레이 등 모바일 관련 사업이 선전한 게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실적의 중추인 반도체는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3·4분기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에 이어 3조원대에 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여전히 반도체 수익성이 회복되지 못한 실정"이라며 "결국,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0조원대를 회복하려면 반도체 시황이 관건인데 최근 재고 감소와 서버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쯤 기대해 볼 만하다"고 예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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