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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중소기업 무역보험 역대 최대… 수출 되살리기 총력전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8 16:59

수정 2019.10.08 17:56

진화하는 무역보험공사
올 9월까지 총 119조원 실적
중견·중소기업 비중 39%로 늘어
계약 근거로 유동성 긴급 공급
日 수출규제 피해기업 지원도
중견·중소기업 무역보험 역대 최대… 수출 되살리기 총력전
중견·중소기업 무역보험 역대 최대… 수출 되살리기 총력전

10개월 연속 추락 중인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와 무역보험공사가 올해 156조원 규모의 무역보험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와 달리 수출 계약을 근거로 중소 수출기업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고, 해외프로젝트 무역금융에 국산 기자재 기업 진출을 패키지로 추진하는 등 '무역보험 수출 전략화'로 진화 중이다.

■무역보험 올들어 119조 지원
8일 무역보험공사는 9월말 기준 무역보험 지원액이 11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11조7000억원)보다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무역보험 지원액은 148조6000억원이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지원은 역대 최대다. 9월말 기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42조3000억원)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17년 중소·중견기업 무역보험 지원총액(47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중소·중견기업 지원 비중도 9월말 기준 39%다. 전년 동기(38%), 2018년(35%) 실적을 넘어섰다.

올해 무역보험 지원 목표액은 156조원이다. 이 중 중소·중견기업에 55조원을 지원한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에서 무역보험기금 출연금 1000억원이 더해졌다.

무역보험공사는 정부의 수출활력제고 대책(3월)에 따라 무역금융 특별지원 제도를 신설했다. △외상 수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는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보증 △수출계약서 만으로 제작자금을 지원하는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 △신수출성장동력 특별지원 △해외수입자 특별보증 등이 그것이다. 지원 목표액은 총 7250억원. 당초 1조6000억원 규모로 잡았으나 추경이 축소돼 지원액이 줄었다.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등 호응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보증은 중소·중견기업이 수출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수출업자는 물품 수출 후 대금 회수 때까지 자금이 묶이게 되는데,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서를 근거로 결제일 전에 수출채권을 은행에 매입, 자금을 조달토록 지원한다. 9월말까지 2767억원을 지원했다.

백승달 무역보험공사 중소중견사업본부장은 "현재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이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보증을 담보로 인정해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다. 보증료 할인, 수출채권 매입환가료 할인 등 협업 은행(현재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계약 기반 특별보증은 수출 제품 생산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백 본부장은 "수출계약서를 바탕으로 수출이행 능력과 수입자 신용도 등을 심사해 자금조달에 필요한 보증서를 발급한다. 일시적 신용도 악화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도 수출이행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9월말 기준 300억원을 집행했다.

전기차·사물인터넷(IoT)가전 등 신산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신수출성장동력 특별지원'도 가동 중이다. 지난 9월 무역보험공사가 대만 해상풍력 발전소(대만 포모사2) 건설 프로젝트에 2억7000만달러의 금융을 지원한 게 1호다. 무역보험공사는 대만 프로젝트 금융지원 조건으로 국내 중소기자재 업체 참여를 내걸었고, 우리 기업은 총 2억1000만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70%(1억5000만달러)는 국내 중소기업이 몫이다. 9월말 기준 12대 신산업에 지원된 무역보험은 총 10조2000억원.

'해외수입자 특별보증' 상품도 국내 수출기업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상품은 수입기업이 구매자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서는 구조다. 무역보험공사는 국민은행 홍콩지점(7월), 국민은행 캄보디아지점(9월)에 해외수입자 특별보증을 제공했다.

■'日 규제' 80여개사 무역보험 지원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지원도 주목된다. 무역보험공사는 지난달 국내 중소기업에 불화수소 수입액 17만달러를 지원했다. 불화수소는 일본의 3개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다. 이 회사가 중국산 불화수소를 수입 및 1차 가공해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면 2차 가공을 거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된다. 백 본부장은 "지원 규모에 상관 없이 수입처 다변화는 물론 핵심 소재 국산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수출규제에 직접 피해는 없으나, 대(對)일본 수출에 영향을 받는 기업에도 보증한도 무감액 연장, 수출보험료 10% 할인 등을 지원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최근 두달 간 7개사에 32억원의 보증을 지원했다.
81개사에 수출보험료 1억4000만원을 할인했다.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수출기업의 어려움을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
수출 도약을 위한 튼튼한 근력을 기를 수 있도록 수출기업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현장감 있는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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