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교육부 외고·자사고 폐지 방식 고심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8 17:13

수정 2019.10.08 18:02

일괄폐지 땐 형평성 문제
평가기준 상향 땐 법리적 다툼
교육부가 외고·자사고 폐지 방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괄폐지안과 재지정 점수 상향으로 탈락학교를 늘리는 방식이 그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한 학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일괄폐지할 경우 정책 신뢰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재지정 평가 기준을 상향할 경우에도 탈락한 학교와의 법리적 다툼은 불가피하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폐지와 2020년 재지정 평가에서 점수를 '지정취소 커트라인'을 기존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지난 9월 30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장관이 언급한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는 이 학교들에 대한 설립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예 모든 자사고·외고 등을한 번에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안이다.

당초 교육부는 1단계로 자사고·일반고 동시선발 등 '입시제도 개선', 2단계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일반고 전환', 3단계로 구분해 '고교 체계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 여당내에서 일괄폐지 검토를 제안하면서 교육부 역시 숙고에 돌입한 상태다. 문제는 일괄폐지 시 형평성 논란과 정책결정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전국 42개 자사고 중 24곳이 시·도 교육청 평가를 받았고 이 중 10곳이 탈락했다. 내년엔 자사고 12곳, 외고 30곳, 국제고 6곳이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이미 올해 일부 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통해 재지정 탈락 여부를 결정한 상황에서 일괄폐지 시 내년 평가 예정인 학교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재지정 평가 기준을 상향할 경우 일괄폐지보다 충격은 덜하지만 교육당국과 학교간 법리적 다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외고·국제고 재지정평가를 위한 '평가 표준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 초에 외고·국제고 평가 표준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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