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습시위·화염병…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수난 10년'

뉴시스

입력 2019.10.09 06:00

수정 2019.10.09 06:00

2009년 한글날 설치…올해로 10년째 기습시위 목적으로 동상 위 올라가 화염병 테러·경찰 폭행 등 사건 다수 경찰 "명백한 법 위반으로 형사처리"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지소미아 파기 방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을 주장하며 미국 규탄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2019.10.0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지소미아 파기 방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을 주장하며 미국 규탄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2019.10.0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고가혜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의 상징과도 같은 세종대왕 동상이 올해 한글날로 건립 1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이 동상은 건립 이후 각종 기습시위와 집회의 단골명소로 변모하는 등 의도치 않은 수난을 겪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종대왕 동상은 10년 전 이날인 지난 2009년 10월9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높이 6.4m, 폭 4.5m, 무게 20t의 대형 동상으로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공간미술(대표 박상규)'에서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이 동상은 연이은 기습시위와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7명은 세종대왕 동상 기단에 단체로 올라가 미국 규탄 기습시위를 벌이다가 집시법 등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기단은 세종대왕 동상을 받치고 있는 하단 건축물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종대왕 동상을 점거하고 미국 규탄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지난 8월21일에는 세종대왕 동상에 화염병을 투척한 김모(52)씨가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이 테러로 기단 부분이 불에 약간 그을렸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올해 외에도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인 사례는 다수 있었다.

지난 2017년 8월에는 통일선봉대 소속 회원 300여명 중 10여명이 동상 기단 위로 올라가 미국을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벌이다 그중 경찰에 폭력을 행사한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으며, 그로부터 한달 전인 7월에는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이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 구속'을 외치며 10분간 시위를 벌이다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되기도 했다.

또 2016년 7월에는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호소하며 기습시위를 벌였고, 2014년 5월에는 감리교신학대 도시빈민선교회와 사람됨의신학연구회 소속 학생들이 세월호 특검을 요구하며 동상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지소미아 파기 방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을 주장하며 미국 규탄 기습시위를 하자 소방대원이 추락 사고에 대비해 안전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2019.10.0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지소미아 파기 방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등을 주장하며 미국 규탄 기습시위를 하자 소방대원이 추락 사고에 대비해 안전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2019.10.04. photocdj@newsis.com
집시법 제6조 1항에 따르면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회를 주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실제로 연행된 이들 중에는 관련 법 조항에 따라 벌금 등 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으나 여러 단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종대왕 동상을 기습시위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 동상 앞은 각종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1인시위 장소로도 단골채택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최근 세종대왕 동상 위에 올라가 시위를 하는 등의 사건이 자주 일어나 경찰도 고생을 하고있다"면서 "다만 이런 경우는 집시법 등 명백한 법 위반 사항으로 바로 형사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글날인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지난 3일에 이어 또 다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보수 집회가 열린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범국민투쟁본부 등 10여개 단체는 이날 낮 12시부터 교보빌딩, 세종문화회관 앞 등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한 후 세종대로, 사직로, 효자로, 자하문로 등으로 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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