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고선웅 연출 "추락하는 하층민…시대만 바뀔 뿐 똑같이 반복된다"

뉴스1

입력 2019.10.09 08:08

수정 2019.10.09 08:08

연출가 고선웅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 뉴스1
연출가 고선웅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연극 '낙타상자'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지난해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을 총연출한 고선웅 연출가가 중국 소설이 원작인 연극 '낙타상자'를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에 선보인다.

고선웅 연출은 지난 8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한 연습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연극 낙타상자는 탐미적인 몰락을 담은 작품"이라며 "주인공인 상자(祥子)가 1930년대 중국의 인력거꾼으로 살다가 끝도 없이 추락하는 과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혜화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연극 낙타상자는 중국 근대 소설가 라오서가 1937년 발간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은 인력거꾼 '상자'의 인생 역정을 통해 중국 하층민들이 겪는 잔혹한 수탈과 참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고선웅 연출은 낙타상자 이전에도 중국 작품과 인연이 깊다. 그는 2015년 중국희곡 '조씨고아'를 무대에 올려 동아연극상 대상·연출상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연출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을 휩쓴 바 있다.


고 연출은 "중국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이야기에 감동이 있어서 낙타상자를 선택했다"며 "상자는 1930년대 인력거꾼이지만 그의 비극적 삶은 2019년 우리 시대에서도 공감을 충분히 불러온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가 다르지만 누군가에게는 똑같이 반복되는 상황이 있다"며 "하층민에게 삶은 언제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고도 말했다.

주인공 상자는 상서롭고 복되다는 의미의 길할 '상(祥)'자를 이름으로 썼지만 역설적 삶을 산다. 북평(지금의 북경)으로 상경한 시골청년 '상자'는 성실하게 일해 인력거를 장만하지만 징병을 당하면서 인력거를 빼앗긴다.

상자는 탈영한 이후 다시 인력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내와 아이를 동시에 잃고 좌절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삶의 희망을 걸었던 여인 복자마저 사창가에 팔려가 죽는 등 끝없이 밀려오는 불행 속에서 노숙자로 전락한다.

고선웅 연출은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 김첨지와 '낙타상자'의 상자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은 비극적 삶과 인력거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운수 좋은 날'을 올려도 좋았겠지만 무대로 표현할 때 시각적 부분을 고려해 낙타상자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 연출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원작소설의 감동을 무대에서 잘 구현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대기를 담았기 때문에 원작에 담긴 유구한 시간대를 빠른 템포로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며 "원작소설의 감동을 무대에서 잘 구현하면 관객이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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