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LG 신경전 ‘가전’으로 확대… TV 전쟁은 ‘해외’로 확전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7:26

수정 2019.10.09 19:55

생활가전 ‘영원한 라이벌’
8K TV 해상도 비방전 공방서
LG, 건조기 점유율에 문제 제기
삼성, LG 건조기 성능 비교광고
삼성전자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건조기 열교환기 관련 영상(위쪽 사진)의 한 장면과 LG전자가 최근 LED TV의 한계점을 부각한 내용을 담아 방영하고 있는 광고(아래쪽 사진)의 한 장면.
삼성전자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건조기 열교환기 관련 영상(위쪽 사진)의 한 장면과 LG전자가 최근 LED TV의 한계점을 부각한 내용을 담아 방영하고 있는 광고(아래쪽 사진)의 한 장면.
국내 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8K TV 해상도 기술과 관련해 비방전을 벌인 두 기업들이 다른 가전제품을 두고도 간접적으로 공방을 주고받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두고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히자 LG전자가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월부터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LG전자가 자료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시장의 판매량 조사는 휴대폰이나 TV처럼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공식 판매점 등의 자료가 포함되지 않아 공신력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조사에서 제외된 데이터를 감안하더라도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다면서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식 유튜브 채널에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광고나 실사용 모습을 담은 다른 영상들과 달리 이들 영상은 LG전자 제품과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건조기의 경우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이 직접 열교환기를 청소할 수 있어 타사 제품보다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편하다는 내용이 영상에 담겼다. LG전자는 최근 열교환기(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으로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무상수리 권고를 받아 10년 무상수리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고화질 8K TV 화질 기술과 관련해 논쟁이 벌어진 후 다른 생활가전으로 전선이 넓혀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사는 지난달 8K 기술 설명회를 같은 날 실시하며 날 선 공방을 펼쳤다. 특히 LG전자가 허위·과장광고로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후 양측의 신경전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최근 두 회사의 갈등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함께 오랜 라이벌 관계에서 오는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다른 제품과 성능으로도 확대되며 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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