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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신경전 ‘가전’으로 확대… TV 전쟁은 ‘해외’로 확전

생활가전 ‘영원한 라이벌’
8K TV 해상도 비방전 공방서
LG, 건조기 점유율에 문제 제기
삼성, LG 건조기 성능 비교광고
삼성전자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건조기 열교환기 관련 영상(위쪽 사진)의 한 장면과 LG전자가 최근 LED TV의 한계점을 부각한 내용을 담아 방영하고 있는 광고(아래쪽 사진)의 한 장면.
삼성전자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건조기 열교환기 관련 영상(위쪽 사진)의 한 장면과 LG전자가 최근 LED TV의 한계점을 부각한 내용을 담아 방영하고 있는 광고(아래쪽 사진)의 한 장면.
국내 가전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8K TV 해상도 기술과 관련해 비방전을 벌인 두 기업들이 다른 가전제품을 두고도 간접적으로 공방을 주고받는 모양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을 두고 또 한 번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히자 LG전자가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7월부터 국내 건조기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LG전자가 자료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시장의 판매량 조사는 휴대폰이나 TV처럼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공식 판매점 등의 자료가 포함되지 않아 공신력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조사에서 제외된 데이터를 감안하더라도 점유율 변화가 크지 않다면서 국내 건조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공식 유튜브 채널에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생활가전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광고나 실사용 모습을 담은 다른 영상들과 달리 이들 영상은 LG전자 제품과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내용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건조기의 경우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이 직접 열교환기를 청소할 수 있어 타사 제품보다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기 편하다는 내용이 영상에 담겼다. LG전자는 최근 열교환기(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으로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무상수리 권고를 받아 10년 무상수리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고화질 8K TV 화질 기술과 관련해 논쟁이 벌어진 후 다른 생활가전으로 전선이 넓혀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사는 지난달 8K 기술 설명회를 같은 날 실시하며 날 선 공방을 펼쳤다. 특히 LG전자가 허위·과장광고로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후 양측의 신경전은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최근 두 회사의 갈등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함께 오랜 라이벌 관계에서 오는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다른 제품과 성능으로도 확대되며 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