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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 뛰자 속타는 공매도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8:06

수정 2019.10.09 18:06

임상3상 발표 이후 연일 오름세
급등 전 공매도 잔고 코스닥 1위
에이치엘비 뛰자 속타는 공매도
에이치엘비가 임상 3상 결과 발표로 주가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게 됐다. 지난 6월 임상 결과 혼조의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2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글로벌 임상3상 결과 논문이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학회에서 최우수논문으로 선정되면서 항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어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 주가는 10만9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4조2766억원) 자리에 올랐다.

반면, 발표가 있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규모는 약 276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에서 15.4%를 차지했다. 코스닥 종목 가운데 압도적인 1위에 해당한다.
공매도는 타인의 주식을 빌려와 매도한 뒤 주식을 되사서 갚는 형태의 투자다. 대차 시점에 비해 주가가 떨어진다면 수익을 얻지만, 갚아야 하는 시점에서 주가가 오른다면 손실을 보게 된다. 만약 공매도 기관이 급등 전인 9월 27일 주식을 대차했다면 8일 기준으로는 약 134% 오른 가격에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는 셈이다.

국내 증시의 공매도 가운데 70% 이상이 외국인투자자들의 거래다.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만큼 외국인투자자들의 손실도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배경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에이치엘비 주식을 매수, 숏커버링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이치엘비 주가에는 수급 측면에서 또다른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공매도 투자자가 청산을 위한 숏커버링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숏커버링 매수로 에이치엘비 주가가 폭등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공매도 투자자로서는 이른바 '숏스퀴즈'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숏스퀴즈'란 공매도투자자들이 숏커버링으로 공매도포지션을 서로 앞다퉈 청산하려 할 때 나타나는 '매물 품귀현상'이다. 과거 셀트리온 사례에서도 단기간에 주가를 두 배 가까이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재 에이치엘비 주주들은 주식토론방, 주주카페 등을 통해 대차 금지와 대차 해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대차주식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bjw@fnnews.com 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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