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김범석의 인재경영…쿠팡 전환점 될까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9 18:10

수정 2019.10.09 21:31

美연준 이사 출신 케빈 워시
쿠팡 이사회 멤버로 합류
"쿠팡 혁신·성장에 큰 도움될것"
김범석 대표가 직접 영입 나서
글로벌 투자 유치·해외 진출 무게
케빈 워시 쿠팡 신임이사
케빈 워시 쿠팡 신임이사
쿠팡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 출신으로 미 대통령실 경제정책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한 거물급 인사를 새 이사회 멤버로 깜짝 영입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며, 국내 대기업중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든 거물급 인사 영입이라는 평가다.

이번 글로벌 거물급 영입이 해외사업 강화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쿠팡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금융 전문가인 케빈 워시 전(前)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를 새 이사회 멤버로 합류 시켰다고 9일 밝혔다.

그는 미 연준 이사회 이사로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에서 경제 특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연준 이사회의 운영, 인사 및 금융 성과를 관리 및 감독하는 행정 이사직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실 경제 정책 특별 보좌관 및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수석보좌관을 맡았다.


워시 이사는 경제 및 금융 분야 전문가로서 현재 미국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석학이자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 영입을 통해 보스턴컨설팅그룹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 김범석 쿠팡 대표의 화려한 글로벌 인맥이 다시 한번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워시 이사 영입도 김 대표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아시아의 투자귀재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가지면서 역대급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화려한 인맥을 보여주고 있다.

김 대표는 "쿠팡은 고객의 삶을 이전보다 100배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고객에게 쇼핑이 이렇게 쉬울 수 있고, 배송도 이렇게 빠를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준다면 고객은 어느 순간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쿠팡이 성장하고 혁신하면서 이 미션을 이루는데 워시 이사의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이사는 "쿠팡은 혁신의 최전방에 서 있는 기업"이라며 "쿠팡의 성장은 놀랍고, 쿠팡의 고객경험은 독보적이다. 쿠팡 김범석 대표가 그의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이커머스 시장이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이 해외에선 굉장히 큰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이번 워시 이사를 통해서 다시 확인됐다.

이번 워시 이사의 영입이 쿠팡의 해외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평가도 있다.

쿠팡이 지난해 기록한 영업적자는 1조97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60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해 작년 규모를 초과할 전망이다. 누적 적자 규모만 3조5000억원이다.

쿠팡은 추가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포함해 총 3조958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여전히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쿠팡은 손 회장이 추가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영업적자를 메워줄 새로운 글로벌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이번 미국 거물급 영입이 쿠팡의 미국 진출보다는 글로벌 투자 유치를 염두해둔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 실린다.
쿠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쿠팡은 해외 비즈니스는 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중국에 개발팀은 두고 있다"고 만 전했다.

한편, 쿠팡은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LLC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쿠팡LCC의 최대주주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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