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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도입 릴리, 편두통치료제 '레이보우' FDA 승인…2시간내 효과

뉴스1

입력 2019.10.14 09:28

수정 2019.10.14 10:13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새로운 급성 편두통 치료제'레이보우'(성분 라스미디탄)를 승인받았다. 릴리측에 따르면 FDA가 20년만에 승인한 새로운 새로운 급성편두통 치료법이다. 이 약은 일동제약이 국내 및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에서 편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곧 신약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FDA로부터 성인 급성 편두통 환자들을 위한 경구투여제 레이보우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레이보우는 FDA로부터 최초로 승인받은 세로토닌(5-HT)1F 수용체에 작용하는 유일한 편두통 치료제다.

기존 트립탄계열 급성편두통 치료제가 가진 심혈관계 관련 부작용이 없어 복약에 여려움을 겪던 환자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레이보우 승인은 2번에 걸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대조 임상3상시험(SAMURAI 및 SPARTAN) 결과에 근거를 두고 결정됐다. 두 연구에서 레이보우는 모두 2시간 안에 가장 성가신 증상(MBS)인 메스꺼움, 빛 또는 소리에 대한 민감성 개선 및 통증개선에서 유의미하게 평가지표를 충족시켰다.

전조증상(aura)에 관계없이 편두통 병력이 있는 성인 환자 3177명을 대상으로 레이보우를 투약한 결과 레이보우 치료군은 치료 2시간 이후 통증과 MBS 증상이 해결된 환자 비율이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환자들은 레이보우 복용 2시간 이후 구조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었는데 24시간 이내에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계열 약물이나 바르비튜르산유도체, 트립탄제, 에르고트계 약물은 복용이 허용되지 않았다. 환자 중 22%는 편두통에 대한 예방적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었다.

또한 SAMURAI와 SPARTAN 임상시험에 참가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오픈라벨 임상3상시험(GLADIATOR)에서는 환자 4000명과 편두통 2만건 이상을 대상으로 증상 완화를 입증했다.

하지만 중추신경계(CNS)에 작용하는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FDA는 레이보우에 오남용에 대한 연구를 요구했다. FDA 지침에 따라 일라이릴리는 항우울제인 알프라졸람과 비교해서는 약제애호(drug liking)도가 낮았지만 위약보단 높게 나타났다. 약제애호 정도가 높을 수록 약물이 남용될 확률이 높다. 이에 레이보우에 대한 물질 분류는 오늘 FDA 승인 후 90일 내에 마약단속국(DEA)이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며 그후 일반 약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FDA는 약물이 현기증과 진정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레이보우 복용 후 최소 8시간 동안 기계를 조작하거나 운전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편두통은 종종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밝거나 번쩍이는 조명, 음식 또는 수면부족 및 식이 요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3배 가량 더 흔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10% 이상이 편두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두통 환자 중 약 3분의 1이 편두통 직전에 전조증상을 경험한다. 증상에는 번쩍이는 불빛, 지그재그 선 또는 일시적인 시력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구다즈 다바 일라이릴리 신경학부문 부사장은 "편두통을 앓고있는 수백만 환자들이 해결되지 않은 고통과 발작 증상과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어 레이보우 같은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상당한 미충족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얀 브란데스 반더빌트 의과대학 신경과 임상 부교수는 "편두통은 통증이 매우 심한데다 환자들이 대처할 수 없어 이번 승인은 특히 중요하다"며 "편두통 환자들 중 최대 40%가 초기 급성 치료 처방을 통해 적절한 반응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레이보우 같은 새로운 선택은 의사와 우리가 치료하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발전"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라이릴리는 2017년 1월 코루시드 파마슈티컬사를 9억6000만달러(약 1조1385억원)에 인수하며 레이보우를 자사 파이프라인에 들여왔다.
라스미디탄은 처음 일라이릴리에서 개발했으나, 이후 2005년에 코루시드에게 라이선스(기술이전)됐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2013년 일동제약과 레이보우에 대한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은 당시 한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지역 8개국에 대한 판권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