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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깜깜이 남북축구’… 정부 "평양·서울에 상황실 가동"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4 17:51

수정 2019.10.14 17:51

월드컵 평양 예선전 생중계 불발
스포츠 통한 남북교류 소홀 지적
정부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 남북 경기가 생중계 없이 선수단 출전만으로 '깜깜이 경기'로 치러지는 것에 대해 "우리가 원했던 것만큼 안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생중계는 물론 응원단 방북이 허용되지 않으면서 너무 남북관계라는 정치적 수사에만 휘둘려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14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번 평양 경기는 응원단과 취재진도 없이 선수단만 경기를 치른다. 중계가 없기 때문에 경기내용 전달도 현지에서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평양과 서울에 각각 상황실을 설치해 경기 진행상황과 선수단 동정 등을 전파할 계획"이라며 "국제전화든 인터넷이든 기본적으로 최소한 남측과 연락할 수 있는 루트를 북측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우리 측의 통신확보 요구에 "잘 알겠다"는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상황실은 선수단 숙소인 고려호텔에, 남측 상황실은 통일부에 설치된다. 가급적으로 신속하게 많은 정보가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평양 경기를 위해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제공한 e메일, 연락사무소 등을 통해 북측에 협조를 요구했다. 북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대로 경기를 치르고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AFC를 통해 밝혔지만 취재문제는 '권한 밖으로 당국이 협의할 사안'라는 입장이었다.

이 당국자는 "응원단 등 편의보장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는데 우리가 원했던 것만큼 안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FIFA 규정인 만큼 애국가와 태극기 게양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경기가 월드컵 예선경기 추첨 과정에서 결정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제3국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 축구협회의 결정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14일 항공편으로 베이징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들어가 김일성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한 뒤 15일 오후 5시30분부터 북한과 경기를 치른다. 이후 16일 오후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을 거쳐 돌아올 예정이다.
직항의 경우 1시간여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북한의 거부로 제3국을 경유하게 됐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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