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세계 첫 TMR 사료 '초식동물 영양식단' 에 중동도 반했다[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0 17:39

수정 2019.10.20 17:39

섬유질배합사료(TMR·Total mixed ration)
로터스에이씨티
초식동물 사료기업 로터스에이씨티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여성 기업 신규 수출화 사업 대상자로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선정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 지사화 사업 대상 기업으로도 뽑혔다. 두바이와 카타르 도하 무역관 두 곳이다. 해외 지사화 사업은 외국에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신해 KOTRA 해외무역관이 이들 기업의 지사 역할을 하는 사업이다.
세계 첫 TMR 사료 '초식동물 영양식단' 에 중동도 반했다[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로터스에이씨티의 t섬유질배합사료(TMR)를 먹기 전(왼쪽 사진)과 후의 염소 상태의 변화. 살이 찌고 털 빛과 결이 개선됐다. 로터스에이씨티 제공
로터스에이씨티의 t섬유질배합사료(TMR)를 먹기 전(왼쪽 사진)과 후의 염소 상태의 변화. 살이 찌고 털 빛과 결이 개선됐다.
로터스에이씨티 제공


로터스에이씨티는 업종 특이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순방 사절단에도 줄곧 포함되고 있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는 것만으로 상대국 기업과 수월하게 계약할 수 있다. 로터스에이씨티는 2017년 12월 대통령 아세안 순방 사절단을 시작으로 지난 해 3월 UAE 경제사절단, 7월 인도·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사절단에 연속으로 포함됐다. 성과도 있었다. 3월 두바이에서 말 사료로 첫 번째 계약을 시작했다. 그러다 만수르가 왕족 일가와 인연이 닿으면서 낙타 사료로 제품군을 확장했고 지금은 중동과 아세안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인도, 태국에는 현지 사료 공장도 건설 중이다.

로터스에이씨티는 초식 동물 사료 수출기업이다. 가축이 좋아하면서도 사육에도 적합한 사료를 독자 기술로 만들어 냈다. 국내 최초로 해외 수출에 성공한 섬유질배합사료(TMR·Total mixed ration)다. 가축의 외모(?)는 물론 고기 양과 우유의 양이 눈에 띄게 늘면서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일 서울 자곡로 로터스에이씨티 본사에서 만난 이영신 대표(사진)는 염소 사진 두 장을 꺼냈다. 카타르의 한 농장의 염소들로 로터스에이씨티 사료를 먹기 전과 후의 모습이었다. 듬성듬성 했던 털은 빼곡해졌고 윤기도 흘렀다. 이 TMR 사료는 여러가지 성분의 건초를 영양학적으로 배합해 하나의 식단으로 만든 '올인원 피드'다. 사료 전문 영양사가 배합비도 짜고 원료 구매도 한다. 가축을 잘 키워내는 로터스에이씨티만의 레시피를 담았다. TMR 사료 제품화에 성공한 사례는 전세계에서 로터스에이씨티가 처음이다.

로터스에이씨티는 이 올인원 피드로 중동을 선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농업 시장이 세계적으로 큰 편이고 기술도 좋은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실제 세계 건초 수입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다. 그는 "중동은 7년 전부터 바뀌고 있다"며 "고기와 우유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현지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중동은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사료 생산이 불가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그는 파고들었다.

어떻게 한국 중소기업이 유럽 사료가 지배하고 있던 중동에 TMR 사료를 세계 최초로 수출할 수 있었을까.

이 대표는 자동차 부품 얘기를 꺼냈다. "원재료가 없는 나라이다보니 완제품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농업 초기 열악한 축산환경과 높은 인건비, 원재료 수입 등 축산의 '최악의 조건'이 외려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다른 나라는 젖소 한 마리당 우유가 15~22kg 정도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45kg 나온다"고 덧붙였다.

로터스에이씨티는 '정확함'으로 승부했다. 통상 TMR 사료는 개인 농장에서 건초와 첨가제를 대충 섞어서 만들어왔다. 로터스에이씨티는 사료를 먹이고 난 후 우유 생산량, 비육 상태 등을 데이터화했고, 이에 기반해 만든 사료를 농가들에 납품했다. 반응은 바로 왔다. 첫 번째 계약은 두바이였다. 이 대표는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한 박람회에서 바로 계약이 이뤄졌다"며 "1200만원을 받고 한 컨테이너를 보낸 게 첫 수출"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다 만수르가 왕족과 연이 닿아 낙타 사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매출도 뛰었다. 지난 해 약 7000만원 규모였던 수출 실적은 올해는 상반기에만 2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지금은 낙타 사료만 9종에 이른다.

낙타와 염소, 말 외에 버팔로, 양고기 등 각종 동물사료에 대한 요청이 늘면서 로터스에이씨티는 현재 아부다비와 인도, 태국에 현지 사료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향후 가축 사료 종주국인 유럽 진출도 앞두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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