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고랭지 배추 1㎏ 평균값 1600원
도매상들 "내달엔 2만원 넘을듯"
무·열무 등 주요 재료까지 올라
고랭지 배추 1㎏ 평균값 1600원
도매상들 "내달엔 2만원 넘을듯"
무·열무 등 주요 재료까지 올라
21일 새벽 찾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는 도매상들이 경매로 획득한 배추들을 다듬은 뒤 소매상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배추 경매는 오후 11시에 진행된다. 도매상은 이렇게 확보한 배추를 다듬고 정리한 뒤 24시간 판매한다. 이날은 다른 날에 비해 산지에서 배추가 많이 들어왔다.
도매상들은 배춧값이 올해 많이 올랐고, 본격 김장철에는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과 비가 배추 뿌리에 영향을 줘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배추 3포기가 든 52㎝ 망 하나가 1만3000~1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시장에 들어온 물량이 많아 지난주보다는 가격이 조금 떨어졌다. 최근에는 같은 제품이 보통 1만5000~1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채소는 그날그날 공급 물량에 따라 조금씩 가격 변화가 있다.
현재 배춧값은 작년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0월 18일 고랭지 배추 1㎏ 평균 가격은 1600원으로 1년 전의 811원보다 2배가량 올랐다. 고랭지 무와 열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고랭지 무는 1년 전 가격 790원에서 990원으로, 열무는 1450원에서 2550원으로 올랐다. 모두 김장 주요 재료로 쓰이는 것들이다.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도매상인 A씨는 "올해는 태풍도 많이 오고 비도 많이 내려서 배추들이 썩어서 못쓰게 된 게 많아서 공급부족으로 가격이 올랐다"며 "체감상 작년보다 2배 이상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되는 김장철에는 배추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도매상인 B씨는 "김장철이 되면 1망에 2만원선 이상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오히려 김장철에 배춧값이 떨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10월 평균 포기당 3966원이었던 것이 11~12월 각각 3061원, 2813원을 기록했다. 배추 가격이 오르다 보니 소매시장에서도 걱정이 많아졌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채소코너 직원은 "지금 고추, 생강, 마늘 등 김장 양념 재료는 가격이 내렸고 배추랑 무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배추 매대 앞에서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한 직원은 "김장철이라서 비싼 게 아니라 태풍 때문"이라며 "이렇게 비쌌던 때가 5~6년 전에 한번 있었는데 그때도 태풍과 비가 많이 왔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배추 3개가 들어있는 한 망이 1만6800원에 팔리고 있었다. 무는 1개에 2880원으로 보통 990원에 팔렸던 것에 비해 3배 가까이 올랐다. 반면 양파는 평소 3500원가량 했던 3㎏ 망 1개가 2980원으로 저렴했다. 마늘은 1㎏에 4780원으로 태풍이 오기 전 수확한 것들이라 지난해 5000~6000원대였던 것보다 오히려 내렸다.
김대현 인턴기자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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