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건물 외벽도 설치 가능, 풀컬러 태양전지 개발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4 16:59

수정 2019.10.24 17:01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소재 사용
UNIST 장성연 교수, 국민대학교 도영락 교수
[연구그림]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구조 및 색상구현 /사진=UNIST
[연구그림]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구조 및 색상구현 /사진=UNIST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컬러 색상을 가진 ‘태양전지’를 상용화 할 기술이 개발됐다. 건물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발전도 가능하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의 장성연 교수팀은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도영락 교수팀과 공동으로 건축물 외벽에 부착이 가능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전지는 빨강, 초록, 파랑(RGB) 조합을 통해 약 1680만 가지 이상의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결정의 한 형태로, 최근 차세대 태양전지의 광활성(태양광을 받아 전자를 만드는 부분)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어 실제 건물에 적용하기 유리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전지는 대부분 태양광 파장 중 가시광선을 ‘흡수’해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데 기존 태양전지에 색상을 구현하면 효율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는 발전효율이 태양광이 전지로 들어오는 각입사각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건물 외벽처럼 태양광이 비스듬하게 들어오는 장소에는 설치하기 어렵다. 다양한 장소에서 태양전지로 전기를 얻기 어려운 이유다.

공동연구팀은 빛 반사 영역을 최소화한 ‘나노 필터’와 입사각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이용해 두 문제를 해결했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장성연 교수(왼쪽),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도영락 교수 /사진=UNIST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장성연 교수(왼쪽),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도영락 교수 /사진=UNIST

나노 필터가 빛 반사 파장과 각도를 최소화한 덕분에 태양전지는 색상을 띠면서도 최대한 많은 태양광을 흡수했다. 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태양광 입사각이 달라져도 발전효율 저하가 거의 없어 일정한 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 나노 필터를 적용한 풀컬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은 19%에 이르렀다.

실리콘 산화물(SiO₂)과 타이타늄 산화물(TiO₂)을 겹겹이 쌓은 나노 필터는 빨강, 초록, 파랑을 아우르는 다양한 파장대의 빛 반사가 가능하면서도 그 범위를 매우 좁게 구현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태양전지가 반사로 잃어버리는 빛의 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리콘 산화물과 타이타늄 산화물을 쌓는 방식을 조정해 파장 간섭에 따른 추가적인 반사 현상도 줄였다.

나노 필터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자외선이 가진 높은 에너지는 태양전지를 ‘노화’시키는 주범인데, 이 부분을 나노 필터로 제거한 것이다. 그 덕분에 태양전지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

장성연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다양한 색상의 태양전지는 매우 선명한 색깔을 구현하면서도 광전변환 효율과 안정성이 높다”며 “건축물 외벽에 적용할 경우 미적 감각을 살리면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두 목표를 달성해, 향후 건축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나노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ACS Nano’ 10월호에 출판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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