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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장 "고도비만 환자 90%, 당뇨병 함께 앓아… 치료해야 할 질병"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4 17:35

수정 2019.10.24 17:35

살이 조금 찐 단순 비만과 달라.. 천식 등 합병증 앓는 환자 대상
고도비만 수술도 건강보험 적용..수술비 200만원대로 줄어들어
[인터뷰]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장

"고도비만 환자는 90% 이상이 당뇨병 등을 동반하고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박성수 비만대사센터장(위장관외과)은 살이 조금 찐 단순한 비만과 고도비만 환자는 다르다고 24일 설명했다. '질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도비만 수술은 올해부터 18세 이상 환자에게 보험이 적용되면서 1000만원 가량 했던 수술비가 200만~2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보험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35 이상 초고도비만이거나 BMI 30~35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간질환, 심장혈관질환, 관절질환, 수면무호흡증, 천식, 가뇌종양 중 1개라도 갖고 있어야 된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는 지난 2013년 오픈했지만 수술 건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35~40건 가량 수술을 진행했다.

박 센터장은 "당뇨병이 있으면서 비만한 환자가 수술 환자의 80% 가량 된다"며 "수술 후 당뇨병 약을 끊는 사람이 3분의 2정도 될 정도로 수술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을 동반한다. 당뇨병이 없는 고도비만 환자도 몇 년이 지나면 당뇨병이 오게 된다. 하지만 고도비만 수술을 하면 당뇨병이 좋아진다.

고도비만수술은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술, 위밴드수술 등이 있다.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밴드 장치를 끼는 위밴드수술은 신해철 사건 이후 잘 시행하지 않는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나 소장 일부를 잘라내어 음식 섭취량을 줄임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것이고 위우회술은 식도를 위와 분리한 뒤 위를 일부분만 남긴 채 소장과 연결시키는 수술이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에서는 주로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한다.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은데 위우회술을 시행하면 위 내시경 하기가 힘들고 위소매절제술로 조절이 안되면 다시 위우회술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이어 "비만 치료는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를 통한 빈틈없는 관리가 이뤄져야 하므로 협진시스템이 잘 갖춰진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다"며 "이들 의료진이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주므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는 센터장인 박성수 교수(외과)를 비롯,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신장내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10개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고도비만 수술은 수술 후 체질량지수 25인 정상 수준을 2년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환자는 수술 후 1주일간 입원한 후 한 달에 1번 외래에서 2~4명의 의료진과 함께 다학제 진료를 받게 된다.


박 센터장은 "환자가 수술 후에는 위가 줄어들어 잘 먹지 못하는데 식욕은 생기므로 여러 과 의료진들이 이를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많이 먹지 않더라도 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술 후 2년이 지나도 꾸준히 운동하고 식습관을 개선하도록 유지해야 한다.


박 센터장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내과 질환도 질환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약을 먹으면서 조절하는 것"이라며 "비만도 음식을 먹을 때는 칼로리를 의식하는 등 식습관을 개선해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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