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기도 짝퉁, 저기도 짝퉁' 가품천지 온라인몰에 구매자 몸살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8 13:34

수정 2019.10.28 13:34

도 넘은 온라인 짝퉁 거래..남녀노소 피해
짝퉁 신고 문의 1년새 28% 증가
[파이낸셜뉴스] #. 대학생 A씨는 유명 브랜드 A사의 신발을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부모님에게 받는 용돈으로는 40만원에 육박하는 신발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보낸 3개월이 지난 뒤 A씨는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신발을 구매했다. 그러나 A씨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명 패션 커뮤니티에서 A씨가 구매한 신발이 '짝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지=뉴스1
이미지=뉴스1

국내외 공공기관과 수사기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외 유명 상품들의 가품, 일명 '짝퉁'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위협하고 있다.
정품 구매를 계획하던 소비자들이 짝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정품에 비해 비교적 싼 가격에 현혹돼 구입했다가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유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쇼핑몰, 심지어는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짝퉁 판매가 이뤄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여기도 '짝퉁' 저기도 '짝퉁'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짝퉁 구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신고 문의가 1520건 접수됐다. 2017년 1187건에 머물렀던 짝퉁 관련 피해 신고 문의가 1년 사이 28%나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700건에 가까운 신고 문의가 접수돼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온라인 상의 짝퉁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온라인 상에서 거래되는 짝퉁 상품에 대한 제보는 2013년 2226건이었지만 지난해 5426건까지 늘었다. 5년새 2배 이상 규모가 커진 셈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의 신발을 카피한 '짝퉁'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 사진=온라인 쇼핑몰 캡쳐
유명 패션 브랜드의 신발을 카피한 '짝퉁'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 사진=온라인 쇼핑몰 캡쳐

이처럼 짝퉁 피해가 늘어난 데는 온라인 유통 채널의 영향이 컸다. 유명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짝퉁 상품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는 데다 젊은 세대를 겨냥해 SNS 상에서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와 전자제품, 고급 시계 등 거래 품목도 다양하다. 일각에선 짝퉁임을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이같은 시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스타그램에서 거래 중인 '짝퉁' 명품 가방 /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에서 거래 중인 '짝퉁' 명품 가방 /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포털사이트에서 유통, 단속 어려워
한편 짝퉁 거래 방지를 위해 '특허청 산업재산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2010년 도입됐지만 여전히 단속의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짝퉁 유통의 경우 상표법과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등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만, 이들을 법정에 세우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많지만, 단속 과정에서 어려움이 따른다는 뜻이다.

오픈마켓과 SNS,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짝퉁 유통업자를 일일이 잡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허청 관계자는 "결국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짝퉁 거래가 위법이라는 인식이 더욱 널리 퍼져야 한다"며 "판매하는 것은 물론, 짝퉁 물품을 구매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동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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