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전통적으로 써먹는 수법인 주변기기 가격 인상을 통한 매출 증대 전략이다. 애플은 자사가 출시한 가장 성공적인 신제품 가운데 하나인 무선 이어폰 아이팟에 웨어러블 기기 가운데 최초로 고급 사양이 장착된 '프로' 제품을 출시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이팟은 애플이 아이폰 부진 속에서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둘 수 있게 해 준 효자상품이다.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6월 마감한 2019회계연도 3·4분기에만 아이팟 매출이 70% 폭증하는 특수를 누렸다.
대신 2016년 출시된 에어팟이 159달러인데 반해 에어팟 프로는 249달러로 값이 매겨졌다. 덕분에 전체 에어팟 평균 판매가격은 이전보다 27% 뛴 202달러로 오르게 됐다. 부가기능이 단순한 대신 저가인 에어팟과, 부가기능을 더해 값을 크게 뻥튀기 한 에어팟 프로로 제품군을 차별화한 덕분이다.
에어팟 프로는 애플 웨어러블 기기의 '프로' 도입 마중물로 보인다. 에어팟 프로가 성공적이라고 판단이 되면 애플 워치 등 다른 웨어러블 기기에도 '프로'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컴퓨터 등 웨어러블 기기를 제외한 자사의 전 제품군에 '프로'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전력이 있다.
애플의 이같은 행보는 경쟁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에어팟 같은 무선이어폰을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고, 알파벳 산하의 구글도 내년까지 무선 이어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엔드포인트 테크놀러지스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겸 애널리스트인 로저 케이는 애플의 아이팟 프로 도입과 관련해 "이는 통신(기기) 업체들의 오랜 전략"이라고 말했다.
케이는 "아이폰이 고점을 찍으면서 주변기기들로 검증된 전략을 적용하기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새 디자인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자신들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애플 소비자들을 감안할 때 이 전략은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애플 주력 기종인 아이폰 매출은 지난해 4·4분기 이후 올 2·4분기까지 9개월간 15% 줄어든 1090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폰 매출은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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