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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면 회담' 하루만에 거절…'창의적 해법' 찾던 정부의 고민

北 '대면 회담' 하루만에 거절…'창의적 해법' 찾던 정부의 고민
통일부가 29일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중 '이산가족 면회소'. 정부가 소유하고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이산가족 면회소는 2008년 7월 완공됐다. 지하 1층부터 지상12층, 객실 206실, 연회장 등으로 구성됐다. (통일부 제공) 2019.10.29/뉴스1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북한이 정부의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 제의를 하루만에 거절하면서, '창의적 해법'을 모색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면 협의' 거절 의사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된 보다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5일 북측의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북한의 통지문에 대한 답신 성격으로 전날(28일) 대면 방식의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역제안'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에는 기존에 요구했던 문서교환 방식의 합의를 강조하면서, 정부의 제의는 물거품됐다.

특히 이날 북측의 통지문에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측의 대면 방식 협의 제의는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는 북한의 시설 철거 요구와 관련해 실무협의의 개최 필요성을 강조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 및 활성화를 전제로 새로운 해법을 찾는 등 남북관계 활로를 위한 '창의적 해법' 모색에 나섰다.

통일부는 교류협력국을 중심으로 실무협상단을 구성하고, 금강산에 대한 개별관광과 낙후 시설물에 대한 리모델링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측이 이 같은 방안들을 포함해 대면 협의를 하자는 정부의 제의을 거절하면서, 조금 더 '통 큰' 방식의 제안이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꽉 막힌 남북관계에 대한 전반적 해결 방안이 담긴 입장 정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뒤따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최고지도자의 한마디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북한 체제의 특성이기에 실무회담 제의 정도로는 (북한을 설득할) 의미가 없다"며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또한 "미국이 여론을 중시하는 사회인 만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설명하고, (금강산 관광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역할임을 과감없이 전달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슈브리프에서 "북한이 일방통보 형식의 가장 사무적인 협의 방식을 주문한 것이라면, 남측의 창의적 해법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금강산 사업 자체를 넘어 남북 및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입장 정리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북측의 제의 거절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신문을 통해 철거 문제를 언급했기에 '시설 철거 문제'로 제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대면접촉의 실무회담 요구를 포함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북측의 통지문에는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