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주식거래시간]② 30분 연장후 3년…거래량·대금 늘었나?

뉴스1

입력 2019.11.04 06:12

수정 2019.11.04 06:12

[주식거래시간]② 30분 연장후 3년…거래량·대금 늘었나?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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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주식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얼마나 늘었을까. 2016년 8월 거래시간 30분 연장 직후 1년과 2018년 8월부터 1년을 비교하면, 결과적으로 거래량은 좀처럼 늘지 않아 유동성 증가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만 거래대금은 10% 넘게 늘었다.

우리나라의 현재 거래시간(오전 9시~오후 3시30분·운영시간 6시간30분)은 서구권 주요 국가들에 비해 짧은 편인 반면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비교하면 긴 편에 속했다.

◇2016년 8월 도입後 1년 되레 거래량 줄어, 이후 2년 대금은 늘어

한국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의 목적 중 하나로 거래 활성화를 꼽았었다.

당시 거래소는 기존보다 약 3∼8% 수준의 유동성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액수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약 2600억∼6800억원 늘어난다는 추정이었다.

<뉴스1>이 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거래시간이 늘어난 2016년 8월을 기점으로 2017년 7월까지 1년 간 코스피·코스닥의 거래량·거래대금은 그 이전 1년(2015년 8월~2016년 7월)보다 감소했다. 이후 2년 간(2017년 8월~2019년 7월) 거래량은 대체로 늘지 않았지만 거래대금은 증가했다.

2016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년 간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량은 3억5963만8000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7647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량은 6억9887만1000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1020억17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거래시간 30분 연장 직전인 2015년 8월~2016년 7월 1년 간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량(4억3616만주)과 거래대금(4조8044억3300만원)보다 각각 7652만2000주(17.54%), 396억9300만원(1.82%)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량·거래대금도 줄었다. 7억705만9000주였던 거래량은 818만8000주(1.15%), 3조4384억7700만원이던 거래대금은 3364억6000만원(9.78%) 감소했다. 거래시간 30분 연장 이후 1년은 정책 기대 효과에 역행했다.

다만 이후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시간 30분 연장 도입 직전 1년(2015년 8월~2016년 7월)과 2018년 8월~2019년 7월을 비교하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2732만4000주(6.26%) 감소했지만, 거래대금은 5030억9700만원(10.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일평균 거래량은 531만3000주(0.75%) 증가했고, 거래대금은 4872억6300만원(14.17%) 늘었다. 약 3∼8% 수준의 유동성 증가 효과는 없었지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약 2600억∼6800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거래소의 관측은 맞은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과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량·거래대금의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했더라도 그 해에 전반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거래시간을 줄였더라도 경제·시장 상황이 좋으면 거래가 훨씬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는? 서구권 길고, 아시아 국가는 짧아 '대조적'

서구권 주요 국가들의 거래시간(현지시간 기준)은 Δ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오전 8시~오후 4시30분 Δ독일증권거래소(DB) 오전 9시~오후 5시30분으로 8시간30분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2시간 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오전 9시30분~오후 4시(6시간30분)로 우리나라와 같다.

아시아권 주요 국가들 중 거래시간이 가장 긴 곳은 싱가포르 거래소(SGX)(오전 9시~낮 12시(전장), 오후 1시~오후 5시(후장))로 총 7시간이다. 우리나라보다 30분 길다.

그러나 홍콩, 일본, 대만, 중국 등 다른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짧게는 1시간, 길게는 2시간30분 짧다. Δ홍콩 증권거래소(HKEX) 오전 9시30분~낮 12시(전장), 오후 1시~오후 4시(후장) 등 총 5시간30분 Δ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 오전 9시~오전 11시30분(전장), 낮 12시30분~오후 3시(후장) 등 총 5시간 Δ대만증권거래소(TWSE) 오전 9시~오후 1시30분 등 총 4시간30분 Δ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SSE) 오전 9시30분~오전 11시30분(전장), 오후 1시~오후 3시(후장) 등 총 4시간이다.

유럽 등 서구권과 아시아권 싱가포르의 거래시간이 비교적 긴 이유는 이들 국가의 거래소가 지향하는 증권시장 운영 정책이 자국 기업 상장 기능보다는 전 세계 국가의 상장된 주식이 자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서 역할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경제규모가 크지만 거래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 역할보다는 활발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자국 기업 상장기능에 치중하고 있어, 굳이 거래시간을 늘려 해외 주식시장과 주식거래시간을 연동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거래시간이 각국 거래소 정책에 영향을 받지만 결국 각국이 투자자 편의성을 얼마나 고려하는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는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시간이 길게 열려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에서는 투자자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측면이 강한 것"이라며 "아시아권에서는 이를 고려하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