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배추 1포기에 5000원… "올해는 김치 사먹어야겠네요"[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0 17:53

수정 2019.11.10 17:53

김장철 앞둔 대형마트 가보니
배추·무 가격 작년보다 2배 급등
배추 가격 보고 소비자 "김장 포기"
10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1년전에 비해 50% 이상 가격이 오른 배추들이 쌓여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10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1년전에 비해 50% 이상 가격이 오른 배추들이 쌓여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전년대비 40~50% 가량 폭등하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속칭 '김포(김장 포기)' 주부들이 늘고 있다. 11월 1~6일 평균 소매가 기준으로 1년전보다 배추가격은 51.4%, 무는 45.0%나 올랐다. 배추값이 폭등하면서 김치는 '금(金)치'가 됐다.

10일 서울 주요 대형마트에서 배추를 구매하는 고객은 찾기 어려웠다. 롯데마트 구로점에서는 몇몇 고객들이 배추에 관심을 가졌으나 가격을 확인하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이마트 은평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옆에 있는 과일부스에서 활발히 팔려 나가는 과일과는 달리 배추를 바구니에 담는 고객은 드물었다.

대부분 손님은 배추를 몇 번 들춰보더니 가격을 확인한 뒤에 자리를 떠났다. 남편과 같이 방문한 한 여성은 "나중에 사자"며 남편을 끌고 발을 돌렸다. 홈플러스 목동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홈플러스 목동점 직원은 "평소 1포기 2490원정도 하던 배추가 한포기 4990원까지 올랐다"며 "작년에는 떨이로 포기당 500원에 3포기를 묶어 1500원에 팔기도 했는데 올해는 장마하고 태풍 때문에 배추 농사가 잘 안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오른 배추 가격 때문에 김장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다수 만났다. 롯데마트 구로점에서 만난 60대 여성 김모씨는 "김장 계획은 있는데 11월 말쯤에 (배추를) 살 예정"이라며 "올해는 김장 비용이 고춧가루까지 하면 30만원은 들 것 같다"며 혀를 찼다.

50대 여성 송모씨도 "올해는 배춧값이 너무 올라서 업체에서 사 먹는게 더 나을 것 같다"며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 상황을 보고 김치를 사먹을 지 김장을 할 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절임배추는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세가 더 낮기 때문에 이를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또 배추 가격이 시간이 지날 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많이 했다.

홈플러스 목동점 직원은 "절임배추는 원래 포기배추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많이 안 올랐다"면서 "배추도 한참 가격이 높을 때보다는 많이 싸져서 11월 말쯤 되면 더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가격은 조금씩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7000원 대였다.
지난 4일에는 5037원에서 5일에는 4841원으로 4000원 대로 떨어졌다. 8일에는 4399원으로 더 떨어졌다.
그러나 1년 전인 2018년 11월 8일 3112원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여전히 약 41% 비싼 수준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박광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