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UAE)=뉴스1) 임성일 기자 = 축구대표팀이 소집해 자체 게임을 진행할 때면 팀을 구분하기 위해 한쪽은 그냥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른 편은 조끼를 착용한다. 감독들마다 이 '조끼'의 의무부여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조끼를 입은 쪽이든 입지 않은 쪽이든, 한쪽을 준비하는 경기의 베스트 멤버로 꾸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런 형태의 정보가 많이 밖으로 흘러 나가면서 어느 순간부터 혼용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현재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도 후자에 속한다.
대표팀이 활용하는 조끼 색깔은 노랑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아부다비 훈련장에서 낯선 색깔의 조끼가 발견됐다. 딱 1명만 파란 조끼를 입었는데, 대상은 이강인이었다.
오는 19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브라질과 평가전을 갖는 축구대표팀이 지난 16일 오후 10시(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캠프가 차려진 아부다비 자이드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은 레바논과의 베이루트 원정경기를 마치고 전날 새벽 아부다비로 복귀, 그날 오후 첫 훈련 때 회복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었다. 애초 예상은 16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가능할 것이라 짐작됐으나 이날도 전체 멤버가 합을 맞추지 못했다.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남태희, 김영권, 이재성, 이용, 김민재 등 레바논전에 선발로 출전해 긴 시간을 뛰었던 선수들은 첫날과 마찬가지로 피지컬 트레이너와 함께 회복훈련만 실시했다. 약 30분 정도에 프로그램은 끝났고 이후로는 쉬면서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봤을 뿐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휴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에 나섰던 한 선수에게 물어보니 너무너무 힘들었다고 하더라. 운동장이 워낙 떡잔디라 발을 딛는 순간 잔디가 발목까지 잡는 느낌이라고 하더라"면서 "아무래도 다른 경기장에서 경기한 것보다 체력소모가 컸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레바논전에 출전하지 않았거나 교체로 짧은 시간을 뛴 선수만 미니게임까지 진행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인원이 충분하지 않아 미니게임도 불완전한 인원으로 진행됐다. 조기를 입지 않은 쪽과 노란 조끼를 입은 쪽 모두 5~6명에 불과했는데 그중 이강인은 파란조끼를 입었다. 그의 임무는 '공격만'하는 선수였다. 조끼를 입은 쪽이 공을 소유했을 때도, 훈련복만 착용한 팀이 공을 소유했을 때도 이강인은 팀을 번갈아 가며 공격에 가담했다.
언급했듯 인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나온 변형 훈련이었으니 크게 의미를 부여할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마냥 허투루 볼 일도 아닌 일. 치열한 내부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벤투호에서, 특히 2선 자원들이 차고 넘쳐 누가 출전할지 짐작키도 힘든 상황에서 이강인이 꼭짓점 노릇을 했다는 것은 제법 흥미로웠다.
이강인은 정확한 킥으로 요소요소 공을 뿌리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18세,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지만 현재 구성원 중에서 이강인보다 킥과 센스가 더 낫다고 자신할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브라질과의 경기는 평가전이다. 친선경기다. 브라질이라는 이름값이 무겁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실전처럼 부담스러운 경기는 아니다. 객관적인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니 외려 즐거운 경기로 간주된다. 벤투 감독도 편하게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배경. 파란 조끼를 입었던 이강인도 충분히 출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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