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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게임 기획자, '회색도시'를 떠올리다[fn이사람]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8 18:49

수정 2019.11.18 18:49

진승호 라인게임즈 디렉터
사회 초년생때 피처폰 게임 책임
일당백으로 시나리오까지 쓰게 돼
'검은 방'·'회색도시'로 팬층 확보
'베리드 스타즈' 이야기도 준비중
글 쓰는 게임 기획자, '회색도시'를 떠올리다[fn이사람]
【 부산=김아름 기자】 "어린시절 출판사 영업사원들이 집집마다 책을 팔았는데 다른 집은 백과사전을 많이 샀는데 제 어머니는 '주니어 추리걸작선'을 사주셨다. 그런 소양을 가지고 자란 것이 시나리오를 쓰게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진승호 라인게임즈 디렉터(사진)는 게임 기획자이면서 시나리오를 직접 쓴다. 그는 '검은 방'과 '회색 도시'를 독특한 스토리로 풀어내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리, 물리, 천체,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학교 살인사건 등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어린시절 그런 것을 보면서 자랐다"며 "그 후로도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진 않았는데 게임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신규 프로젝트를 하게 됐는데 추리 요소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됐다. 사회 초년생일 때 피처폰 게임 프로젝트를 책임지게 됐고 당시 회사들이 워낙 작다 보니 시나리오를 쓸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든 해봐야겠어서 시나리오를 직접 써서 게임을 냈는데 잘됐다"고 회상했다.

피처폰 시절 이동통신사에서 평가를 했는데 갖가지 이유를 들어 게임이 통과가 안됐다. 당시 팀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한명, 한명에게 보냈다. 팀원들은 해당문자를 보고 감동해서 인쇄를 해서 책을 만들어서 진 디렉터 자리에 쌓아놨다. 그때 '문자의 힘'에 대해 깨달았다.

진 디렉터는 최근 '베리드 스타즈'라는 신작 콘솔게임을 준비 중이다. 이 게임에도 진 디렉터만의 독특한 문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는 "서바이벌 오디션 하는 현장이 무너져서 출연자들이 갇히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며 "출연자들이 모두 스마트워치를 협찬으로 차고 있어 SNS로 상황을 전달받을 수 있어 바깥 반응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디션 스테이지가 무너져서 갇혔는데 누구는 꼴찌고 누구는 일등이라는 사실이 정해져 있고 쇼는 재개될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자가 게임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데는 장점도 뒤따른다.

진 디렉터는 "글 따로, 기획 따로 하면 글을 게임화하는 데 품이 더 드는데 자기가 쓰고 자기가 만들면 의도를 충분히 넣어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까 잘됐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쓰는 줄 알았다"라며 "점점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잘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밑천을 채우려고 더욱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잘하고 싶기 때문에 오만수를 내게 된 것"이라며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가능한 것에서 더욱 잘하자는 생각이 있다.
자기만족이 가장 어려운 것이지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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