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기주의, 혐오시설 넘어서
공공기관·주택부지 선정까지 확산
공익시설도 주민 반대에 잇단 난항
서울 금천구 소방서 건립하려하자
부지 인근 주민 "집값 하락" 반대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착공
공공기관·주택부지 선정까지 확산
공익시설도 주민 반대에 잇단 난항
서울 금천구 소방서 건립하려하자
부지 인근 주민 "집값 하락" 반대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착공
■관공서도 피해가지 못한 '님비'
2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금천구 독산동 일대에 금천소방서 건립에 착수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소방서가 없던 금천구 소방서 건립은 소방당국의 오랜 숙원 중 하나였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속한 사고 대처는 물론, 소방관들의 원활한 업무 환경을 위해 금천소방서 건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금천소방서 건립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잡음이 발생했다. 집값 하락을 염려한 인근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때문이었다. 행정기관이나 관공서 등을 상대로 한 님비현상은 일반적이지 않다.
금천소방서의 경우 긴급출동으로 인한 소음발생 등을 이유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당초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지만, 착공이 늦어져 2021년 6월이 돼야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와 소방당국은 갈등조정위원회를 통해 금천구 주민들의 불만을 수렴하고 보상책을 마련하는 등 합의과정을 진행했다.
건립이 확정되고 공사가 시작됐지만, 일부 주민들의 불만은 여전히 존재했다. 금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착공 이전엔 말할 것도 없었고, 공사가 시작된 현재까지 '소방서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 것 아니냐'며 문의해오는 이들이 많다"며 "소방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지만 당장 자기 집값이 떨어진다는 데 반길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금천소방서 건립이 시작된 이후에도 구로소방서 관계자들은 성난 주민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공사현장 벽면에 벽화를 그리는 등 주민 친화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혐오시설에만 국한되지 않아
아쉬운 시민의식으로 인한 님비현상은 비단 금천소방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수소전기차 확대를 위해 서울 강서구에 건립을 추진했던 수소생산기지 역시 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이 무산됐다. 지난 5월 정부가 공공주택지구로 확정한 경기 분당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교통난과 과밀학급 문제, 이에 따른 집값 하락에 대한 염려가 발목을 잡았다. 우리 사회의 님비가 더 이상 원자력발전소나 쓰레기매립장, 화장장과 같은 혐오시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결국은 설립돼야 하는 시설들이기에 유관기관 공무원들의 고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독산동 일대, 나아가 금천구 전체 주민의 안전과 서울소방의 업무효율을 고려하면 금천소방서 건립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인근 주민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지만 공익을 위한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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