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 뱀의 조상, 7000만년 동안 뒷다리 사용하며 살아"연구결과

뉴시스

입력 2019.11.21 13:41

수정 2019.11.21 13:41

"큰 몸과 입을 가지고 있어"
[서울=뉴시스] 국제 고고학연구팀이 20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기고한 논문에 게재한 멸종된 나하쉬 뱀 화석들. 맨 위 왼쪽은 두개골로, 현재의 뱀에는 없는 광대뼈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고대의 뱀이 큰 몸과 큰 입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약 7000만년동안 뒷다리를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홈페이지> 2019.11.21
[서울=뉴시스] 국제 고고학연구팀이 20일(현지시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기고한 논문에 게재한 멸종된 나하쉬 뱀 화석들. 맨 위 왼쪽은 두개골로, 현재의 뱀에는 없는 광대뼈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고대의 뱀이 큰 몸과 큰 입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약 7000만년동안 뒷다리를 유용하게 사용하면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출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홈페이지> 2019.11.2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사족(蛇足·뱀의 발)'이 '쓸모없는 군더더기'를 의미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사실이 아님이 과학자들에 의해 규명됐다. 현대 뱀의 조상들은 무려 7000만년동안이나 뒷다리를 중요한 신체기관으로 사용하면서 살았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국제고고학 연구팀은 최근 발굴된 고대 뱀의 화석들을 연구해 얻은 위와같은 결론을 이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학계에 보고했다.

그동안 뱀의 진화는 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뱀이 약 1억6300만년~1억74000만년 전에 처음 지구상에 나타났을 당시 다리를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환경에 적응해 다리가 없어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됐을 뿐 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화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고생물학자 페르난두 가르베로글리오가 이끄는 연구팀은 8개의 멸종된 '나하쉬 종' 뱀 두개골 화석을 발굴했다. 그 중 아르헨티나 북파타고니아의 부이트레라 고생물 지역에서 발굴한 뱀의 두개골 화석은 완벽한 상태였다.

연구팀이 3D 기술 등을 이용해 나하쉬 뱀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광대뼈(cheekbone arch)와 같이 뱀과 도마뱀의 중간단계 뼈가 있었다. '관골' 또는 '협골(jugal bone)'로도 불리는 광대뼈는 1억년도 넘는 시기에 살았던 초기 뱀에 존재하며 현대의 뱀에게는 없는 것이다. 광대뼈가 있다는 것은 큰 입을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마이모니데스 대학의 아자라재단 연구소 소속인 논문 주저자 가르베로글리오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연구결과는 현대 뱀의 조상들이 커다란 몸과 큰 입을 가졌다는 개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연구결과는 다리가 완전히 사라진 현대의 뱀이 나타나기 이전에, 초기의 뱀들이 늘어난 기간동안( for an extended period of time) 뒷다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팀은 나하쉬 뱀의 두개골 및 몸통 뼈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약 7000만년 동안이나 뒷다리를 '성공적이며 안정된 방식'으로 가지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뱀에게 뒷다리가 유용한 신체 기관이었으며, 단순히 없어져도 되는 '과도기'의 기관은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 공동저자인 캐나다 앨버타대의 마이클 콜드웰 교수는 CNN에 "우리의 연구는 현대와 고대 뱀의 두개골 진화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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