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벽에 ‘데이터 3법’ 좌초 위기… 만장일치 관례 깰까

지상욱 "개인정보 보호" 홀로 반대
만장일치 찬성 관례에 통과 불발
20대 회기 내 처리도 장담 못해
민주, 재논의하지만 표결 갈수도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가명화한 개인정보를 데이터경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들어 신용정보법 개정안(신정법)에 '나홀로 반대'를 고수하면서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 종료까지 보름 밖에 남지 않아 법안 처리가 끝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졌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무위는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어 신정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했지만 지 의원의 반대로 의결되지 못했다. 법안소위에서 법안 통과는 만장일치 찬성을 관례로 한다.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신정법은 1년동안 진전 없이 상임위에서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당장 오는 29일 열리는 본회의 통과는 물론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12월 10일) 내 처리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데이터3법의 축을 이루는 신정법은 개인정보를 암호화한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해 개인 동의가 없어도 금융회사가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각기 흩어진 신용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산업' 등을 신설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당초 데이터3법은 무난히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점쳐졌다.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데이터3법 처리에 합의하면서다. 그러나 상임위 통과가 지연되면서 지난 19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고, 현재 신정법과 함께 정보통신망법도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신정법을 발의한 민주당 측은 지 의원의 갑작스런 반대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미 정부가 수개월 전부터 전문가들, 시민단체 등과 마라톤 회의를 거쳐 합의를 도출하는 동안에는 잠잠하다 정기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장 원론적인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무위 관계자는 "(지 의원이) 이전까지 아무런 액션도 없다가 지난주부터 갑자기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그렇다고 본인이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개정안을 낸 것도 아니고, 법안 통과만 막고 있어 면목없고,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소위에서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관례를 깨고 표결에 나설 수 있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 의원을 빼고는 소위 위원 전원이 찬성하고 있다"면서 "(표결로) 갈 수도 있지만 관례를 깨고 그렇게 간 적이 없다고 해서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 의원은 4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익명·가명 여부와 관계없는 국민 동의와 정보주권을 지킬 엄격한 보호장치가 반드시 갖춰져야 법안에 찬성할 수 있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