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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허허벌판' 낙동강변…2년 뒤 한국의 '베니스' 될까

뉴시스

입력 2019.11.27 11:00

수정 2019.11.27 11:00

퇴적물로 이뤄진 지대, 연약지반 처리작업 진행 중 여의도 면적 스마트 시범도시에 8000명 주거 예정 2021년 말부터 시범도시 내 56가구 입주 시작 "관리비 수준만 내고 거주…각종 데이터 제공" 2023년 완공 목표…"주민 입주는 2025년 완료"
[부산=뉴시스]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사업 현장 주변의 맥도강. 2019.11.27.
[부산=뉴시스]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사업 현장 주변의 맥도강. 2019.11.27.
[부산=뉴시스]강세훈 기자 = "이곳 낙동강변의 허허벌판은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4차산업혁명의 혁신기술로 연결되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바꾸는 새로운 도시가 될 것입니다."(문재인 대통령)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일대에서는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이 열렸다.

이틀이 지난 26일 기자가 찾은 사업 현장은 허허벌판 한 가운데 착공식에 사용된 흰색 가건물과 함께 아파트 약 5층 높이의 에코델타시티 전망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사업 현장은 집 몇 채가 딸린 조용한 마을 외에 맥도강 주변으로 나무와 풀이 거의 없는 황량한 황무지뿐이었다.

한 쪽에선 몇 대의 굴삭기와 덤프트럭들이 움직이며 연약한 지반에 특수 재료를 사용해 지반을 단단하게 굳히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연약 지반에 도시를 세우기 위한 초석 작업인 셈이다.

이 사업은 부산 강서구 일대 약 360만평 부지에 조성될 에코 델타시티의 중심부인 낙동강 하구 삼각주(세물머리 지구) 일대 약 84만평(여의도 규모)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헬스케어, 스마트워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대거 접목해 미래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정부가 혁신성장사업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2가지 중점 과제로 선정한 '물 관리'와 '로봇'을 활용한 서비스를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시설물 점검, 주차단속, 거리 순찰 등 공공 서비스에 로봇이 활용되고, 도시 내 곳곳에 설치된 빌딩형 스마트 정수시설을 통해 주민들이 깨끗한 생활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 거주할 인구가 약 8000명, 전체 에코델타 시티에 거주할 인구가 약 8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진 물순환도시처 부장은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내의 단독주택 단지인 스마트빌리지는 2년 후인 2021년 말에 첫 입주가 시작될 것"이라며 "여기에 살게 될 분들은 공모를 통해 56세대를 선별할 예정인데 살면서 나타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관리비 수준만 받고 입주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에코델타 시내 내 아파트 분양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부장은 "시범도시 내 아파트 용지는 3필지 정도의 분양이 이뤄졌고, 나머지 지역은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분양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상반기에 스마트시티의 구축을 위해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할 국가시범도시 사업자 공모도 시작된다.

정부는 오는 시범도시 내 2021년 첫 입주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파트가 들어서고 8만 명 주민들이 모두 입주하는 데는 2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장은 "완공 목표는 2023년인데 입주까지 모두 완성되는 시기는 2025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허벌판인 이곳은 정부 계획대로라면 2년 뒤인 2021년 말부터는 주민들의 입주가 시작되고 2023년에는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를 능가하는 미래형 '수변도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될지 미지수라는 반응도 나온다. 정부가 국가시범도시로 지정한 중심부는 속도를 내더라도 전체 에코델타 시티가 완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코델타 시티 사업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100대 국정과제로 포함되면서 본격화 됐으나 주민들 반발, 사업성 평가 논란, 환경 파괴 논란 등으로 여러 차례 부침을 겪은 바 있다.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 목표대로 2023년 에코델타 시티가 완공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주위 도시가 같이 빨리 발전이 돼야 에코델타 시티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코델타 시티 인근 명지신도시 일대가 최근 부산 부동산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 에코델타시티 사업도 관심이 높아지고 건설사들의 참여도 활발해 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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