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아세안, 보건의료 협력 동반자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8 17:45

수정 2019.11.28 17:45

[특별기고]아세안, 보건의료 협력 동반자
우리 정부의 신남방정책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정치·경제·문화·사회 등 폭넓은 분야에서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해 이 지역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외교정책이다.

이를 통해 아세안과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더불어 잘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25일과 26일 부산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이어서 27일 한·메콩(베트남, 태국,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은 신남방정책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지금 아세안 10개국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 그들과의 동반성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에 우리 국민도 공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아세안과 다양한 협력을 강화함에 있어 보건의료 분야는 경제협력 이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건강한 국민이고, 인간의 생명과 건강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할 때 보건의료 협력은 서로의 정치·사회적 이념을 넘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전 국민 건강보험이라는 우수한 의료보장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보건의료기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만의 노력으로 된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직후 선진국과 국제기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로부터 불과 수십년 안에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달성했으며, 경제적으로는 일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 국민의 노력과 땀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긍정적인 자극과 적절한 지원도 중요했다.

1955~1961년 미국 미네소타대학과 서울대학교가 협력관계를 맺고 인적교류를 진행했던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선진 의학을 접한 서울대의대 교수진은 고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 의료발전을 이끌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웃과 협력해 어떻게 동반 성장할 것이냐의 문제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다.

최근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에 관심을 가지는 아세안 국가가 증가하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거의 모든 아세안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한국정부를 방문하거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제도 운영에 대한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감염병 대응, 보건의료 전달체계 등을 구축하면서 쌓인 우리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아세안에 소중한 자산이 되어 국가 간 건강 격차를 줄이고 건강한 아세안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의 보건의료 협력 강화를 위해 대화채널 구축을 비롯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일방의 관심이 아닌 상호 도움이 될 수 있으면서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한 의제를 논의해 사업화할 계획이다.
서로 교류하고 상호 신뢰를 돈독히 함으로써 아세안은 단순히 경제적 협력 파트너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데도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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