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LG家 3代 얼굴이 시청역 지하 보도에 걸린 이유

뉴스1

입력 2019.12.01 06:00

수정 2019.12.01 10:46

서울 시청역 지하상가에 전시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왼쪽부터),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초상화2019.11.29/뉴스1 © News1 박동해 기자
서울 시청역 지하상가에 전시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왼쪽부터),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초상화2019.11.29/뉴스1 © News1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시청역 지하보도에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과 2대, 3대 회장을 지낸 구자경 명예회장, 고 구본무 회장의 얼굴이 나란히 오가는 시민들을 마주하고 있다.

1일 장영우 화백(58)이 서울시청광장 지하상가인 시티스타몰에서 운영하는 전시공간에는 LG그룹의 역대 회장 3명인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장 화백이 오는 31일 구인회 회장의 서거 50주기를 맞이해 준비한 전시회다.

장 화백은 과거 한국보험신문에서 만평을 담당해왔으며 최근에는 돌 위에 인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스톤 캐리커처'(스톤커처)를 독자적으로 창안해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장 화백과 LG그룹과의 인연은 지난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스톤커처를 그리게 되면서 시작됐다.

희성그룹 직원들이 구본능 회장의 고희를 기념해 스톤커처를 주문했고 장 화백이 작업을 맡았다.

당시 스톤커처를 선물로 받아든 구본능 회장은 크게 기뻐했고 직원들을 통해 장 화백에게 자신의 친형인 구본무 회장의 초상화도 그려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구본무 회장은 장 화백이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5월20일 급작스럽게 별세했다. 숙환이 원인이었다.

장 화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별세 소식을 듣고 작업을 접을까도 했다. 하지만 구본능 회장님 쪽에서 작업을 계속해달라고 요청을 받아 작품을 완성해 유족들에게 전달했다"라며 "구본능 회장님은 형님이 돌아가실 줄 알고 (모습을 담기 위해) 작품을 맡긴 것 같다"고 말했다.

장 화백은 '한국의 얼굴'이라는 주제로 한국을 빛낸 주요 정·재계, 문화계 인사들의 얼굴을 전시할 예정이다. LG그룹 3대의 초상화는 이 한국의 얼굴 시리즈의 첫번째 전시다.

자신의 시리즈 기획 전시의 첫번째 인물로 구인회 회장 등 LG 집안 인물을 고른 이유에 대해 장 화백은 "구인회 회장님의 독립 자금 지원부터 현재 사회 다양한 부분에서 LG가 풍부하게 기여하고 있다"라며 "LG 집안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모범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작품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장 화백은 12월말까지 전시를 마치고 LG그룹 3대의 초상화를 LG그룹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장 화백은 구인회 회장 등 LG그룹 3대의 초상화를 대리석 위에 그려냈다. 고급 대리석을 직접 가공하고 액자 틀까지 별도로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장 화백은 "서거 50주년을 맞은 구인회 회장님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