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눈높이 다른 북미협상...北 '새로운 길'로 점점 다가가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3 12:52

수정 2019.12.03 12:52

"12월 실무회담 어렵고, 열려도 합의도출 쉽지 않아"
"관광 통한 자력갱생, 군사력 강화, 국제연대 나설듯"
"中 영향력 커져...내년 남북미중 4자회담 고려해야"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의 시한이 도달했지만 북미간 대화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협상이 열리더라도 만족할만한 수준의 결론을 내지 못하면 북한은 자신들이 제시했던 '새로운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새로운 길'로 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했다.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2019.1
【스톡홀름=AP/뉴시스】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2019.10.06.
3일 세종연구소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공동주최한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포럼에서 조성렬 북한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북한은 높은 수준의 신뢰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2차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기 어렵고 열리더라도 합의도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완고한 입장, 미국의 복잡한 정치사정 등을 고려할 때 북미 실무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도 보장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북한은 현 정세에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이 선택할 새로운 길은 쿠바식 자력갱생, 재래식 군사력 강화, 사회주의국가들과의 연대 등을 예상했다.

쿠바는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제재 속에서 제재대상이 아닌 관광사업을 통해서 체제를 유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광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이라는 얘기다.

특히 꾸준히 단거리 미사일을 실험한데 이어 지난달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하며 9.19 군사합의까지 위반하며 계속해서 선을 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이 과정에서 옛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중국, 러시아 등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연대기구 참가를 추진할 가능성도 전망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2019.12.0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3일 보도했다. 2019.12.03.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내년도 전망에서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택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비핵화 협상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은 가장 낮은 시나리오로 평가했다. 북한이 '적대시 정책 철회'를 꺼내들며 요구 수준을 높였지만 미국의 상응조치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과 남북관계 악화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며 "북한은 향후 신형 잠수함에서 전략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매우 과감하면서도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과 경제교류 확대로 인해 경제상황이 호전된 것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배경으로 꼽았다.


정 본부장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서도 북중경제협력의 확대와 자력갱생을 기반으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북한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대북정책에 대한 한·중 전략적 협력과 남·북·미·중 4자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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