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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찰기, 연일 대놓고 위치 발신하며 한반도 정찰…"北 압박"

뉴시스

입력 2019.12.03 14:48

수정 2019.12.03 14:48

하루에만 두차례 위치 보여주며 한반도 비행 北 군사동향 감시…추가 도발 가능성에 경고 "의도적으로 ADS-B 위치발신장치를 켜는 듯"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28일부터 서해상에서 펼쳐진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의 E-8 조인트 스타즈(J-stars)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는 고공에서 북한군의 해안포 및 미사일기지와 전차부대의 움직임 등을 정밀 탐지하기 위해 이번 훈련에 투입됐다. ohjt@newsis.com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28일부터 서해상에서 펼쳐진 한미 연합훈련에 투입된 미군의 E-8 조인트 스타즈(J-stars) 정찰기. 조인트 스타즈는 고공에서 북한군의 해안포 및 미사일기지와 전차부대의 움직임 등을 정밀 탐지하기 위해 이번 훈련에 투입됐다. ohjt@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미군 정찰기가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대북 감시 정찰에 나서는 모습이 식별되고 있다. 의도적으로 위치를 발신해 북한에 추가적인 무력 시위에 나서지 말라는 압박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군용기를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3일 트위터를 통해 미 공군 RC-135U 컴뱃 센트가 3만ft(9.1㎞) 상공에서 식별됐다고 밝혔다.

RC-135U 컴뱃 센트는 지상에서 원격으로 미사일 정보를 측정하는 텔레메트리 장치(원격측정신호장치)의 미세한 전자신호까지 수백㎞ 떨어진 곳에서 탐지할 수 있다.
적 레이더 전파를 잡아 방공망도 분석할 수 있다.

특히 RC-135U 컴뱃 센트 비행은 미 공군 지상감시 전략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즈(J-STARS)가 한반도 감시 작전 비행을 한 사실이 식별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뤄져 관심이 쏠린다.

조인트스타즈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로 250㎞ 이상 거리를 탐지하고 지상표적 600여 개를 동시에 추적 감시할 수 있다. 또 고도 9~12㎞ 상공에서 북한 해안포·장사정포 진지, 전차부대 등 지상병력 및 장비 움직임을 탐지 가능하다.

미 정찰기 움직임은 이날뿐 아니라 최근 일주일 사이에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가 발사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에도 미군 특수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을 정찰했다.

RC-135V 리벳조인트는 한반도 전역의 통신·신호를 감청하고 발신지 추적이 가능한 정찰기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무력 도발 동향을 파악하는 임무 등을 맡고 있다.

이어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지난달 28일에는 E-8C 조인트스타즈1대와 미 해군 EP-3E 정찰기 1대 등이 식별됐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공군 U-2S 드래곤레이디 고고도정찰기가 한반도 중부지역 약 15㎞ 상공에서 확인됐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photo@newsis.com
이 같은 군사적 움직임이 연속해서 식별되는 것은 미 정찰기들이 ADS-B라 불리는 위치발신장치를 의도적으로 켜기 때문이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설명이다.

일부 미 정찰기들은 일정 고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전까지 다른 항공기와의 충돌 등 안전 문제로 위치발신장치를 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찰 임무도 기본적으로 군사 작전에 해당되기 때문에 위치 노출을 최소화한다.

이처럼 빈번하게 위치를 노출하는 것은 북한의 동향을 지속 감시한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면서 추가적인 무력 도발 가능성을 억누르기 위한 일종의 경고성 압박 메시지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고, 이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 시험 발사에 참관하면서 무력 시위 수준을 높였다.

또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서해 동창리 발사장과 인근 건물에서 차량과 장비 등의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군 특수정찰기의 한반도 전개는 월(月) 단위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감시와 정찰은 군사작전에서 기본적으로 소화해야 하는 임무"라며 "다만, 미군도 필요에 따라 감시 정찰을 강화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최근 미군의 감시태세가 격상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ADS-B를 켜는 것은 미국의 압박 메시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감시·정찰기 RC-135V 리벳 조인트. (미 공군 홈페이지)
【서울=뉴시스】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감시·정찰기 RC-135V 리벳 조인트. (미 공군 홈페이지)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동향에 대한 질문에 대해 "미군의 전략 또는 정찰기 등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평소에 정찰 활동을 계속하고 있고 또 사안에 따라서는 보다 자주 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사안(미군 정찰기 한반도 전개)에 대해서 특별히 평가해서 말씀드릴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오전까지 "특별한 대북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군은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삼지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전 북한 혁명성지인 백두산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새로운 결단을 내렸을지 관심이 쏠린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날 오후 담화를 통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 될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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