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DC 증손회사 에어부산의 항로는? 쏟아지는 '설·설·설'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3 15:38

수정 2019.12.03 15:38

제주항공에 재매각? "희망사항일 뿐"
부산 상공인들 "HDC, 향토기업으로 키워야"
HDC 타계열사의 자회사로 편입...아시아나 합병설까지  
[파이낸셜뉴스] 에어부산의 앞으로의 항로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 후에도 아시아나 자회사 에어부산을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 공정거래법이 지주사(HDC)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는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거나 아니면 2년 내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 44%를 보유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시나리오는 아시아나 본입찰에서 HDC현산과 경쟁한 제주항공으로의 재매각이다. 다만 업계에선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항공(45대)이 에어부산(26대) 인수 시 항공기 보유대수가 71대까지 늘어 덩치가 아시아나(86대)수준까지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도입하려 했던 중장거리용 보잉737맥스8이 기체결함으로 운항이 어려워졌지만, 에어부산을 인수한다면 에어부산이 내년 도입하는 A321네오LR로 싱가포르는 물론 자카르타까지도 운항할 수 있다"며 "에어부산 재매각설이 제주항공의 희망사항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부산~싱가포르를 주4회 운항 중이지만 탑승객 정원을 모두 태우지 못한다. 하지만 에어부산이 내년 도입하는 에어버스 A321 네오LR은 최대 운항 거리가 7400㎞로 보잉737맥스8보다 최대 1000㎞가량 길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때문에 현산이 강력한 경쟁업체로 떠오를 수 있는 제주항공에 에어부산을 넘길 리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에어부산 지분을 대거 보유한 부산지역 상공계 역시 재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HDC와 현산이 부산에서 해운대 마린시티 아이파크, 부산아이파크 축구단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온 만큼 현산이 공정거래법을 피해 에어부산을 HDC 증손회사로 두지 않고 자회사로 격상해 향토 기업으로 더 키우길 원하고 있다.

자회사로 격상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갖가지 추측들이 나온다. 현산이 아시아나가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을 HDC 내 타 계열사에 넘기는 방법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또,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을 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2년이란 여유가 있는 만큼 다양한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한편,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앞서 11월 12일 인천공항발 노선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독자경영을 자신한 바 있다.
한 사장은 "항공기 정비가 이슈인데, 그 동안 개별 정비를 준비해왔고 국토교통부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 "만에 하나 분리되어도 에어부산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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