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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웅 CFA한국협회장 "韓 기업 지배구조, 코리아디스카운트 주범"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 발간
"경영권 세습은 잠재 리스크"
"한국기업이 경영권 승계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거버넌스(지배구조) 취약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

박천웅 CFA한국협회장(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사진)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 거버넌스 매뉴얼'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소유권은 세습될 수 있지만 경영권이 세습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취약한 기업 거버넌스가 국내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핵심요인이며, 경영권 세습 등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잠재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부자 세습이 경쟁력을 만들 지는 의문"이라며 "해외투자자들은 한국의 거버넌스 수준을 보고 네거티브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거버넌스 평가순위는 한참 뒤로 밀린다. 지난 2017년 세계경제포럼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종합순위는 26위였으나 지배구조 관련 항목들은 모두 90위권 밖으로 나타났다.

장항진 CFA 한국협회 부회장도 "2000년 초 엔론(Enron)사의 분식회계 사건, 2015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건은 기업 거버넌스의 관리 실패가 기업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폭스바겐 사건은 경영진이 인센티브 체계에 관여했을때 회사가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배출가스 조작사건이 터지면서 폭스바겐의 주가는 40% 이상 급락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서도 거버넌스가 좋은 기업일수록 수익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국제의결권자문사(ISS)에 따르면 거버넌스가 좋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 대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3.8%나 높았다.

CFA 거버넌스 워킹그룹장을 맡고 있는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한국기업의 거버넌스 수준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워렛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를 좋은 기업 거버넌스를 갖춘 사례로 들었다.
그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워렌 버핏의 경영원칙에 따라 매년 주주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한편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성과를 공유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FA한국협회는 기업들의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의 거버넌스 길라잡이가 될 매뉴얼을 발간했다. 박천웅 회장은 "기업 거버넌스를 평가 분석하는 가이드라인이자 법령 개정에도 참고할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