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액면분할기업 70% 주가하락 ‘쓴맛’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3 17:40

수정 2019.12.13 17:43

거래 증가·주가상승 기대했지만…
4월 173만원 넘었던 롯데칠성 주식분할 단행 후 15% 하락
삼보산업은 61%나 떨어져
"장기적으로는 상승 가능성 높지만 기업 실적 꾸준히 내느냐가 관건"
올해 액면분할에 나섰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기업 10곳 중 7곳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주가도 오를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같은 기대에 대부분 어긋난 셈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주식분할을 결정한 기업은 총 25곳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11곳, 코스닥 상장사가 14곳이다.

신주권 상장일 종가 대비 13일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남영비비안 제외) 10개 기업 중 7개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인 풀무원은 주가가 28.2% 하락했고, 금강공업도 17% 빠졌다.
지난 4월 주가가 173만원이 넘었던 롯데칠성의 경우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춘 이후 주가는 15.1% 떨어졌다.

다만 화천기계(42.6%), 카리스국보(44.4%), 코스모화학(26.9%)는 신주권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도 13개 기업(바른테크놀로지 제외) 중 10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삼보산업과 장원테크는 액면분할 후 주가가 각각 61.3%, 33.8% 하락했다. 대동기어와 아이에이도 20%대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두올산업(6.8%), 흥국에프엔비(5.8%), 뉴파워프라즈마(3.4%)는 액면분할 후 주가가 올랐다.

액면분할은 납입 자본금의 증감 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분할해 발행주식의 전체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높게 형성돼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발행이 어려운 경우 진행된다. 주당 가격을 낮출 경우 주식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액면분할로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고, 주주들의 지분율 등에도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다만, 액면분할로 무조건적인 주가 상승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효가가 없고, 또 기업이 우량한 기업인지 여부가 더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액면분할을 단행했던 삼성전자의 경우 액면분할 직후 신주권 상장일 종가(5만1900원) 이후 4만원대에 오래 머물렀다가 지금은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로 거래량이 는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라며 "실적을 꾸준히 내는 우량한 기업이 액면분할 할 경우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기업이나 파산 직전의 기업이 액면분할을 한다고 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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