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메이저 사단 꾸리는 쿠팡…글로벌 인사 잇단 영입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9 11:08

수정 2019.12.19 11:08

쿠팡 HR총괄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
쿠팡 HR총괄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
제이 조르겐센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최고책임자
제이 조르겐센 법무 및 컴플라이언스 최고책임자

케빈 워시 쿠팡 이사
케빈 워시 쿠팡 이사

쿠팡 마이클 파커 최고회계책임자(CAO)
쿠팡 마이클 파커 최고회계책임자(CAO)
쿠팡_알베르토 포나로 최고재무관리자(CFO)
쿠팡_알베르토 포나로 최고재무관리자(CFO)

쿠팡 이준희 부사장
쿠팡 이준희 부사장

<그래프=쿠팡 로켓배송 물류량 증가 추이>*쿠팡 제공.
<그래프=쿠팡 로켓배송 물류량 증가 추이> *쿠팡 제공.
<그래프=주요 인터넷쇼핑 결제금액 추정액> *자료=와이즈앱
<그래프=주요 인터넷쇼핑 결제금액 추정액> *자료=와이즈앱
온라인 쇼핑 시장 1위인 쿠팡이 '메이저 리그급' 경영진 사단을 꾸리고 있다. 쿠팡은 최근 글로벌 정치·경제·금융권에서 활동했던 세계 정상급 해외 인재들을 잇따라 영입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근무했던 고위직 인사 뿐만 아니라 나이키·월마트 본사 재무전문가, 글로벌 은행 재무담당 경제인들까지 연달아 영입했다.

지난해 9월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을 시작으로 이달 알베르토 포나로 신임 최고재무관리자까지, 최근 1년 간 쿠팡에 합류한 글로벌 인사는 총 5명이다. 현대카드 중역 출신 이준희 부사장까지 포함하면 약 1년간 6명의 중량급 인사들이 쿠팡의 주요 요직에 배치됐다.

■글로벌 거물들 합류 '주목'
글로벌 HR총괄로 쿠팡에 합류한 더글라스 이나미네 수석부사장은 HR·조직혁신 분야 전문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타트업 업체 카밤과 영국 상장사 자이라텍스에서 최고인사책임자를 역임했고, 시스코 시스템스, 솔렉트론, 시게이트와 같은 글로벌 IT, 테크 기업에서 HR 임원직을 맡은 바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다국적 기업에서 25년 이상 근무하며 인재 채용, 직원 교육, 시스템 등을 관리해왔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최고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글로벌 로펌, 미국 연방대법원 등을 거친 법률 전문가 제이 조리겐센이 법무·컴플라이언스 최고책임자로 합류했다. 2012년부터 7년간 미국 월마트 부사장 겸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를 맡은 바 있다. 그는 월마트에서 윤리·준법 프로그램의 체계를 세웠는데, 그의 시스템은 2016년 뉴욕거래소 거버넌스 서비스가 뽑은 '최고 거버넌스,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쿠팡은 두 사람의 영입이 법무와 조직 체계를 다지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쿠팡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인도, 프랑스,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글로벌 인재들이 서울을 포함한 미국 실리콘밸리, 시애틀, LA, 중국 상하이, 베이징 등 글로벌 오피스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국적과 경험이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만큼 조직 체계도 글로벌 기준에 맞출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이사의 쿠팡의 미국 본사 쿠팡LLC 이사회 합류는 유통업계에서도 놀란 성과다. 케빈 워시 이사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미국 경제계 거물로 꼽힌다.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걸쳐 G20 정상회담 대표단으로 활약했고, 미 연준 이사회를 비롯해 아시아 신흥 및 개발국 경제 특사로 임명된 바 있다.

워시 이사는 저명한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국제 현안과 정치, 경제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공공 정책 전문 싱크탱크인 미 스탠포드대 후버 연구소에서 저명 방문 석학으로 선정돼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미 정부에서 공직을 맡기 전에는 모건 스탠리 내 인수합병 부서 부사장 및 총괄임원을 맡았다.

지난 11월과 이달에는 나이키·월마트 등 재무 전문가 마이클 파커와 CNH 글로벌, 페루자 저축은행 재무담당 임원 출신 알베르토 포나로를 각각 최고회계책임자(CAO)와 최고재무관리자(CFO)의 자리에 앉혔다.

■쿠팡 "조직·재무 개선에 초점"
쿠팡은 글로벌 인사들의 잇단 영입을 "조직·재무 개선에 초점둔 인사"라고 선을 긋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는 쿠팡의 만성 적자에 기반한다.

쿠팡은 "계획된 적자"라는 이름으로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00억원, 2017년 6388억원, 2018년 1조970억원으로 계속해서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시장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 로켓배송 확대를 위해 물류센터를 전국으로 늘리고, 인재 영입과 쿠팡맨 등 인건비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계속해서 우위를 가져가려면 추가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총 30억 달러(3조5000억원)을 투자받았지만, 내년 말께에는 소진될 것으로 추정된다. 나스닥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 각종 설들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쿠팡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은 장기적 목표이나 현 시점에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혁신'을 거듭해 온 쿠팡이 미래를 그리기 위한 영입으로, 쿠팡은 성장을 위한 유·무형적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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