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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 1차합의 마무리 美, 내년엔 유럽과 본격 무역전쟁 ‘저울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8 14:28

수정 2019.12.18 17:22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이터뉴스1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내년부터는 유럽과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벌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달 중국과 미주 3국간 무역협상을 일단락한 트럼프 정부는 유럽과 무역이 매우 기울어져있다며 세계 무역에서 미국의 적자를 줄이려면 반드시 유럽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방송에 출연해 유럽연합(EU)과 무역 문제를 꺼냈다. 그는 향후 트럼프 정부가 EU와 무역에서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세계무역기구(WTO)는 보잉·에어버스 사건에 대해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우리는 EU산 수입품 75억달러(약 8조7450억원)어치에 보복관세를 물렸고 해당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우리는 관세를 올릴 수 있고 협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유럽과 무역에서 매우 불균형한 상태에 놓여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EU와 무역에서) 150억~18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고 이런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EU와 무역에 "많은 벽이 있고 우리가 다뤄야할 문제가 많다. 유럽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다양한 제품에 관세를 붙이고 있고 계속해서 이에 중점을 둘 것이다"라며 "해당 사안은 대통령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미국의) 세계 무역적자는 유럽과 무역에서 생기는 적자를 낮추지 않고서는 줄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EU가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지난해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보복관세를 매겼다. 그는 이후 유럽산 자동차에도 보복관세를 매길 준비를 했지만 지난해 7월 장 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과 만난 이후 일단 무역전쟁 휴전에 들어갔다. 미국은 올해 4월부터 범유럽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가 EU로부터 부당한 정부 보조금을 받아 미 기업이 피해를 봤으므로 보복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10월에 75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겼다. WTO는 이달 2일에 미국의 조치가 온당하다고 판단했으며 EU는 미국 보잉도 불법 보조금을 받았다고 WTO에 제소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지난 2일에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의 디지털세 도입을 비난하며 미 IT 기업들을 차별하는 디지털세 부과국에게 보복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EU는 미국이 프랑스산 수입품 24억달러어치에 보복을 결정하자 범 EU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들은 트럼프 정부가 기존 무역전쟁을 정리한 뒤 유럽과 싸울 채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발표에서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에 성공했다고 밝혔고 이달 합의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수정안은 17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를 통과해 하원 표결만 기다리고 있다.

한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무역협정에 대해서는 가능한 빨리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 상황 때문에 협정이 발효될 때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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