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계획 냈지만 출근해야되는 상황.."수당 못받고 일해요"
원칙은 "집으로 돌아가세요"
현실은 "수당 못받고 일해요"
'노무수령 거부' 현장선 몰라
고용부 등 적극 홍보 나서야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씨(30)는 지난 7월께 연차휴가계획을 작성해 회사에 제출했다. 연차사용촉진제 절차상 휴가 계획을 작성해 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계획했던 날짜에 거의 다 회사에 나와 일을 해야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리 연차를 계획해 제출하다 보니 휴가 쓸 시점에 너무 바빠 기억하지 못한 적도 있고, 안 나올수가 없는 상황일 때가 많았다"며 "휴가때 나와서 일한 셈이지만 회사나 부서장으로부터 딱히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이제와 연차미사용수당을 받고싶어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무수령 거부' 현장은 "글쎄"
연말이 되면서 남은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연차사용촉진제도 도입 이후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연차사용촉진제도의 마지막 단계인 '노무수령 거부'까지 진행하지 않는 회사가 상당 수이기 때문이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연차유급유가 사용촉진제도는 1단계 연차휴가의 사용 촉구, 2단계 사용시기 지정, 3단계 노무수령 거부로 이뤄져 있다. 3단계인 노무수령 거부는 휴가인 직원들이 출근해서 일을 하더라도 회사는 근로자의 노동을 거부해야한다는 절차로, 해당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회사는 연차 미사용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일부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에서는 인트라넷 접속시 휴가임을 안내하는 팝업창을 뜨게 한다거나, PC 온오프 제도를 통해 컴퓨터가 켜지지 않게 하는 등으로 해당 절차를 지킬 수 있다. 이외에도 책상에 휴가 안내 통지서를 놓는 등의 방식은 적극적인 노무수령 거부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나 구성원은 이 같은 절차를 모르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기준법상 연차사용촉진제도 관련 법률에는 노무수령 거부와 관련된 의사표시가 나와있지 않다. 어디까지 의사표시를 해야할지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이나 홍보도 제대로 돼 있지 않다보니 연차 사용시기를 지정하는 단계에서 그치는 회사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노동부·현장 관리자 적극 알려야
이 때문에 7월께 연차사용촉진제도를 통해 남은 연차의 사용시기를 지정해도 업무 등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 경우 연차 미사용수당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법률에 노무수령 거부 규정이 없어도 행정해석 입장에서는 사업주가 해당 조치까지 해야지 휴가를 사용한 걸로 인정된다"며 "(사업주는) 서면으로는 아니더라도 구두로 '일 하면 안 된다'는 식의 노무수령 거부 표현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차사용과 관련한 현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성우 노무사는 "연차사용촉진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는 많은데, 노무수령 거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회사들이 많다"며 "연차가 있어도 못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만큼 엄격하게 갖춰야 한다는 의도로 이런 제도가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은오 노무사는 "노무수령 거부 제도를 인사팀에서만 이해한다고 되는게 아니라 현장 관리자에게도 해당 내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노동부에서 현장의 사례를 공유하거나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무수령 거부를 시스템적으로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연차를 관리할 수 밖에 없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며 "연말에 연차를 모두 소진 못하는 직원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