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태양전지소재 이용해 수소 만든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4 12:29

수정 2019.12.24 12:29

황화구리가 자연 증착된 용액공정 CIGS 광전극을 이용해 태양광 물분해로 수소를 만들어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황화구리가 자연 증착된 용액공정 CIGS 광전극을 이용해 태양광 물분해로 수소를 만들어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전지로 이용하는 물질로 태양광-수소 생산에 쓰이는 촉매역할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광전극을 개발했다. 이 광전극을 이용하면 기존의 다른 공정보다 값싼 제조법과 소재를 활용해 추가적인 촉매 없이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 민병권 본부장, 이동기 박사, 김병우 박사 연구팀은 황셀레늄화구리인듐갈륨(CIGS) 소재를 활용해 고효율의 태양광-수소 생산 성능을 보이는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태양광 물 분해를 통한 수소 발생 기술은 햇빛과 물을 원료로 해 이산화탄소 등의 부산물 없이 청정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에 다양한 광전극과 수소 발생 촉매들이 연구되고 있으나, 고비용의 제조법과 값비싼 귀금속 소재를 촉매로 필요하는 문제로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ST 연구진은 저렴한 제조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유연 박막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황셀레늄화구리인듐갈륨(CIGS) 소재를 활용했다. 대량생산과 대면적화가 쉬운 저가의 용액 프린팅 공정 기반 합성법을 개발해 고효율의 CIGS 광전극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고비용을 발생시키는 귀금속 촉매 대신 CIGS 광전극의 합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황화구리를 수소 발생 촉매로 활용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본래 황화구리는 CIGS 제조 중 생성되는 부산물로 취급돼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KIST 연구진은 해당 물질이 부산물이 아니라 유용한 수소 발생용 촉매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이를 백금 대체 소재로 활용했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CIGS 광전극은 기존까지 보고된 용액공정 CIGS 광전극 중에서 가장 높은 태양광-수소 발생 전류량(-26mA/cm2)을 기록했다.
별도의 후공정이나 백금 촉매 없이도 기존의 백금 촉매를 사용한 CIGS 광전극들 보다 더욱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연구결과이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크다.

KIST 민병권 본부장은 "본 연구는 태양광-수소 전환기술의 핵심 기술인 고효율 광전극을 저비용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저가의 고성능 광전극은 다가올 수소경제 시대에서 수소의 생산 및 사용 전체에 걸쳐 탄소발자국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시스템 구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촉매 분야 최고 수준 과학전문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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