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파생결합상품 시장, 내년도 증권사 최대 격전지

뉴시스

입력 2019.12.27 13:29

수정 2019.12.27 13:29

증권가, 예·적금 금리 낮아 파생결합상품 시장 기대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내년도 국내 증권사들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파생결합상품 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시장 상황은 위축됐지만 은행권에서 고위험 사모펀드 상품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의 '2019년 3분기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9월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11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말 잔액 116조5000억원보다 5조3000억원(4.3%) 감소한 금액으로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 사태로 해외 증시가 부진했으며 국내에서는 DLF 사태로 파생결합증권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발행 및 잔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내년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에서의 상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은데다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각인이 세겨졌기 때문에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DLF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적금 금리가 0%대에 수렴하는 등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고 증권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LS(Equity-Linked Securities)에서 녹인(Knock-In)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없고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히려 최근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일부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자본을 늘려가며 파생결합상품 시장 공략 채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파생결합상품 판매가 증가하면 증권사의 자본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을 높인 뒤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행보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비롯해 미래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 10월 약 1036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원 수준이 된다. 이를 이용해 현대차증권은 IB 부분 사업 강화는 물론 파생결합상품 판매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한화투자증권도 자기자본 1조원 이상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5월 77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하이투자증권이 2000억원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 원에 진입한 뒤 사업 영역 확장과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ELS에서 녹인 손실이 발생한 사실이 없고 기초자산의 가격이 오히려 최근 상승하고 있으며 조기상환이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외부적인 요인에 따라서 고질적인 쏠림의 문제가 해소되고 시장이 건전해지는 효과가 생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020년 ELS·ELB 89조원, DLS·DLB 20조원 발행을 전망한다"며 "전체적인 시중 금리 하락세에도 ELS·ELB와 같은 수준의 쿠폰을 제공하는 여타 투자 상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상환추정금액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 재유입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파생결합상품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