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자라 죽었다"…여성들 오늘 '페미사이드 규탄' 혜화역 결집

뉴스1

입력 2019.12.28 06:01

수정 2019.12.28 06:01

28일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포스터(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카페 갈무리) /News1
28일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포스터(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카페 갈무리) /News1


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지난해 12월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6차 마지막 집회를 열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불법촬영 범죄를 규탄하는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가 지난해 12월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 6차 마지막 집회를 열고 있다./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한국 사회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라고 촉구하는 시위가 28일 오후 서울 혜화역 일대에서 열린다.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주최측은 "국가의 방관 속에 페미사이드가 계속돼 왔다"며 지난달 24일 숨진 고(故) 구하라씨의 사망을 계기로 이 집회를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집회는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열릴 예정이다.

혜화역 일대에서는 불법촬영 사건 수사가 피의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지난해 5월부터 열렸다.
'불편한 용기' 또는 '혜화역 시위'로 불렸던 이 집회는 지난해 12월22일 6차 집회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1년여 만에 여성 관련 문제를 주제로 다시 열리게 된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는 지난해 '혜화역 시위'처럼 익명의 개인들 모임을 표방하고 있다. 주최측은 이 집회에 1000명에서 1500명의 인원이 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구씨가 숨진 채 발견된 후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뒤 운영진을 꾸리고 시위를 준비해 왔다. 이들은 페미사이드가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의도적인 살해'라며 숨진 구씨와 지난 10월14일 숨진 고 설리씨를 언급했다.

지난해 불법촬영을 근절하라는 혜화역 시위가 여러 차례 열렸지만 아직도 대책이 완전하게 마련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구씨가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28)에게 불법촬영 영상으로 협박을 당하고서도 죽어야 했다며 이를 '사회적 타살'로 규정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지난 두 달 동안 한국에서는 두 명의 여성이 사회적 타살을 당했다"고 구씨와 설리씨를 언급하면서 "악플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둘은 명백히 여성이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2013년에서 2018년 사이에 언론에 보도된 사건 중 배우자나 애인 등 가까운 사이의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의 수는 1156명이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한국 강력범죄 피해자 87.7%가 여성"이라며 "한국이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에 한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에서는 불법촬영, 리벤지포르노(당사자의 동의나 인지 없이 배포되는 음란물),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기사가 매일같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피해자의 성별이 여성이라는 점에 기반한 혐오범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최 측은 정부가 페미사이드를 방관해 왔다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여성들은 불법촬영 근절을 요구하며 6차례 시위를 벌였고 그 결과 불법촬영·유포 처벌 강화와 피해자 지원책이 담긴 법안이 지난해 12월18일부터 시행됐다"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언급하면서 "그런데 올해 초 불법촬영물을 신속하게 삭제하기 위한 예산 26억4000만원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빨간 물감을 손바닥에 묻힌 뒤 'Stop femicide'(페미사이드를 멈춰라) 구호를 외치고, 페미사이드 관련 통계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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