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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주차시스템 일본에 역수출…“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2 00:01

수정 2020.01.02 00:00

종합주차관리 시스템 전문기업 아마노코리아㈜
전명진 아마노코리아 대표가 카메라가 부착된 주차관제시스템 기기 앞에서 기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명진 아마노코리아 대표가 카메라가 부착된 주차관제시스템 기기 앞에서 기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종합주차관리 시스템 전문업체인 아마노코리아㈜는 아파트나 공공 기관의 주차장 등에 주차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전문업체이다.

아마노코리아는 1996년 회사 설립 당시 일본 제품을 수입해 단순히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됐지만 2001년 전명진 대표가 취임하면서 R&D 연구소를 설치해 자체 제품 개발에 나섰다.

처음에는 아마노그룹에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일본에서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걷는데 반대했다.
전 대표는 그룹 경영진들에게 ‘한번만 믿어봐 달라’며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지금도 아마노 그룹 내에서 주차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 이외에 단 한곳도 없다. 아마노코리아는 100% 일본 자본으로 회사가 설립됐지만 이때부터 본사와는 별개로 독자경영을 하며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제품 국산화 개발 이어 해외 수출까지
전 대표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은 소프트웨어가 현지 국가의 문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비용이 비싸고 배달이 어렵기 때문에 제품을 그대로 판매해서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사장이 되자마자 제품을 국산화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마노코리아는 제품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뿐 아니라 오히려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일본에도 좋은 제품이 많이 있지만 일본이 갖고 있지 않은 초음파 유도시스템을 만들어 일본에 역수출했다.

전 대표는 “이것도 처음에 그룹에서 반대했지만 이중투자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결국 받아들여졌다. 지금은 카메라 기술을 이용한 솔루션을 설득시키는 과정에 있고 카메라 솔루션이 인정을 받으면 더 큰 시장이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마노코리아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칠레 등 7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11월 미국에 샘플을 보내는 등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주차관제 제품은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유통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수출이 어렵다. 소프트웨어를 현지 문화와 상황에 맞게 개발해야 하고 차량번호판인식기도 개발하고 A/S 등 사후관리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노코리아는 이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2018년 총매출액 1094억원,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성장했다. 내년에도 올해 매출액보다 20% 이상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마노코리아는 모그룹인 아마노그룹이 해외에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현지에 판매거점들이 있어 그 나라의 문화와 상황을 알기 때문에 수출에 유리한 구조다.

고급화 전략으로 업계 1위 차지
아마노코리아는 품질과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연구해 완성을 시키다보니 비용이 아무래도 국산보다는 비싸다. 20∼30% 비싼데도 국내 시장을 점유하게 된 것은 고급화 전략 때문이다.

전 대표는 “품질을 높게 하려면 코스트가 올라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싸면서 좋은 제품은 이 세상에 없다. 좋은 제품은 비싼게 당연하다. 부품 하나를 쓰더라도 고장 안 나는 걸 쓰고, 내구연한이 좋은 제품을 쓰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노코리아는 제품을 판매할 때도 열심이지만 사후관리에도 열심히 하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고객한테 납품하면 끝까지 책임지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고객의 신뢰도가 높다.

아마노코리아가 주로 하는 일은 주차시스템 구축과 주차장 운영이지만 몇 년 전부터 건물관리사업에도 진출했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2020년이나 2021년에 매출액 300억∼500억원 규모의 건물관리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차장이 공유경제와 맞물리면서 GS, SK, 카카오, 나이스그룹, AJ그룹 등 대기업들이 주차장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앞으로 사업영역을 지방의 중소 규모 도시까지 확대하고 온라인 업체와 업무제휴 등을 통해 온라인 시스템을 접목시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 대표는 “대규모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춘 업체들이 들어오면서 경쟁관계로 가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치열한 연구와 고민을 하고 직원들도 더 단결할 것”이라고 했다.

한 눈 팔지 않고 외길만 고집
주차시스템이 국내에 들어온건 80년대 후반이고, 90년대 들어오면서 주차난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아마노코리아가 1996년 국내에 처음 진출했을 때 유럽산, 미국산, 일본산 등의 주차관제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었으며 아마노는 후발주자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앞서 들어왔던 업체들은 대부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아마노코리아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전 대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유가 있을 때 사업의 다각화라는 미명하에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다른 분야로 눈을 팔지 않고 줄기차게 본업에만 매달리다 보니 성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마노코리아가 생산하는 제품은 큰 틀에서 보면 주차관제시스템과 유도시스템 등 2가지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40∼50가지가 된다.
대표적인 제품이 주차차단기, 차량번호 인식기, 무인용 정산기, 유도 보조시스템(카메라로 유도·안내하는 솔루션)등이다..

전 대표는 “앞으로 주차시스템의 추세는 돈을 받을 수 있는 솔루션과 유도(고객 편의를 위한 안전 솔루션) 솔루션, 이 틀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결제 수단의 변화(기술 발전)에 따라 사업 방향에 유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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