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정치판 흔든 '조국 찌르기' 검법…경자년도 '검찰의 시간' 되나

뉴스1
‘감찰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를 위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감찰 무마’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를 위해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죽은 권력'을 향했던 수사의 칼날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 '살아있는 권력'을 향하면서 검찰이 경자년 새해를 맞아 정치판의 한가운데 '플레이어'로 서 있는 모양새다.

야당은 검찰이 휘두르는 칼자루를 자신들이 쥔 것처럼 청와대와 여당을 몰아붙이고, 임명권자인 청와대와 여당은 검찰에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 8월27일 강제수사를 시작으로 가장 먼저 시작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재판에 넘기며 사실상 마무리했다.

조 전 장관 관련 첫 수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자,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의지를 상징하는 인물을 겨눴다는 점에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현직 법무부 장관을 수사한다는 점에서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란 비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이 조 전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투톱'이 검찰개혁을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던 만큼 여권의 배신감은 컸고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아졌다. 검찰 수사가 조 전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한 의도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검찰의 수사 대상은 조 전 장관 가족의 개인 비리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조 전 장관과 가족의 비리 혐의가 밝혀진다 해도 청와대가 질 책임은 '인사검증 실패' 수준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 전 장관은 결국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10월14일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사퇴했다. 장관 취임 35일 만이었다. 이로부터 두 달여 뒤인 지난달 31일 검찰은 조 전 장관을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공직자윤리법 위반, 증거은닉교사 등 11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와 달리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수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직접 향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30일 대보건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유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본격화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지난해 2월 고발장을 제출한 지 8개월 만에 수사가 개시됐다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 전 장관을 구속하기 위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모인 '3인회의'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이 결정된 정황을 확인하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 측은 법적 책임이 없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맞섰다.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지만 혐의가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조국 전 장관)가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한 결과,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가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를 향한 세 번째 수사인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그 결과에 따라 앞서 언급된 수사들보다 직접적으로 청와대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문 대통령과 가까운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에 개입한 것은 통치 정당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문 대통령의 직접적 책임이 밝혀지지 않더라도 야당은 이를 근거로 문재인 정부의 정당성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들은 특히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 시장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조 전 장관 등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조사, 신병·사법 처리, 재판 등 일련의 과정이 설 연휴를 거쳐 총선이 치러지는 4월15일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 일가 관련 혐의에 대한 1심 결과가 총선일 전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찰은 좋든 싫든 선거 국면에서 주요 행위자로 분류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