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BMW가 한국 법인을 설립한지 올해 25주년을 맞이했다.
88올림픽 전후로 내수 자동차 시장은 대중화가 시작됐고 구매력을 갖춘 일부 수요자들은 수입차에 눈을 돌렸다. 당시 외제차로 불리던 수입차는 워낙 고가여서 기업 회장이나 부유층이 점유하는 일종의 명품으로 여겨졌다.
1995년 BMW코리아 설립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BMW코리아가 설립되며 수입차 판매가 본격 시작됐고 이는 수입차 대중화의 시발점이 됐다.
◇ 수입차 대중화 이끈 BMW코리아
3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내수에서 4만756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전년에 비해 판매량이 17.9% 줄긴 했지만 화재 리콜과 환경부 인증지연에 따른 물량 부족에도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19% 가까운 판매 증가를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BMW코리아가 처음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다.
설립 첫 해인 1995년 판매대수는 714대였다.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백척간두에 몰렸던 1998년에는 320대로 떨어졌다. 이때 BMW는 철수하거나 사업규모를 줄였던 경쟁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를 발판 삼아 2002년 내수에서 5101대를 판매한 BMW코리아는 글로벌 시장 판매 1위를 지키던 벤츠를 제치고 한국 수입차 왕좌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10여년간 지켜온 BMW코리아는 가격 인상을 전략적으로 최소화하며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었다.
주력 구매층으로 성장한 직장인과 젊은 세대 중심의 신규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가격 인상 억제는 구매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2000년 3배 이상 차이가 났던 그랜저와 BMW 5시리즈 가격은 현재 2배 이하로 좁혀졌다. 20년전 평균 7000만원 정도에 판매됐던 이들 수입차는 현재도 비슷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여전히 수입차가 국산차에 비해 고가긴 하지만 구매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시장 파이를 키웠고 이는 BMW코리아가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BMW가 내수 수입차 1위를 지켜왔던 원동력이도 하다.
물론 25년 역사에도 부침은 있었다. 2015년 터진 디젤게이트는 독일계 브랜드 판매전선에 악영향을 미쳤고 지난해에는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문제에 따른 화재 사고로 10만대 규모의 리콜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런 위기에도 지난해 말 들어 판매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내수시장에서 쌓아온 고객신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 재투자하고 협력사와는 상생…신뢰·평판이 '자산'
한국 시장에서 BMW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우수한 평판이다. 젊은 감각과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가치도 있지만 25년 동안 한국 재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차를 수입·판매해 수익만 남길 수 있었음에도 각종 연구시설(R&D)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며 한국 시장에 공을 들였다.
소비자 신뢰를 거저 얻으려 하지 않고 적극적인 투자와 진정성으로 쌓은 평판은 BMW코리아를 위기에서 지탱하는 힘이 됐다.
실제 BMW는 2014년 770억원을 들여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 센터를 건립했다.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 시설을 한국에 지었다. 아시아에서는 BMW 최초의 드라이빙 센터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2017년에는 독일이 아닌 지역 중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2020억원을 투자해 R&D센터를 건립했다. 같은해에는 1300억원을 들여 건립한 경기도 안성 부품물류센터도 문을 열었다.
연이은 투자와 함께 BMW 본사에 서비스나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의 1차 협력업체 수만 30여곳에 달한다. 한국 1차 협력업체들이 BMW 본사로부터 수주한 일감은 8조원(2020년 기준)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BMW 이사회 멤버들은 올해 한국에서 20억유로(2조6000억원)의 부품을 구매할 계획임을 밝혔다. 전년 구매금액인 15억유로(1조9500) 대비 33% 늘려 잡은 것으로 적극적인 재투자와 함께 국내 기업들과 동반성장하는 사업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내수에서 번 돈을 재투자하는 방식을 넘어 국내 부품업체들과의 동반성장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며 "25년 동안 진정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힘쓰면서 고객신뢰와 평판을 쌓았고 이는 BMW코리아의 가장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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