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준희의 동네방네] 2020 경자년 벽두에 서서

뉴스1

입력 2020.01.03 09:53

수정 2020.01.03 11:04

박준희 관악구청장.(관악구 제공) © 뉴스1
박준희 관악구청장.(관악구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준희 관악구청장 = "인생은 '한방'이 아니라 '단 한번' 사는 것이다"

엊그제 SNS상에서 우연히 저 문장을 보는 순간 평소와 달리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은 듯 멍해졌다. 문득 '단 한번 사는 인생인데 나는 과연 지금껏 잘 살아온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살아온 전 과정을 반추해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최소한 지금 이 순간은 잘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감히 들었다.

세밑 마지막 퇴근 때와 새해 첫 출근 때는 아무래도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전자에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한다면 후자는 다짐과 설렘이 함께한다.



새해 첫날이 또 어김없이 왔다. 모든 직장이 그렇듯 구청에서도 시무식이 열렸다. 구청장으로서 지난해를 마감하고 새해의 포부를 밝히는 신년사를 발표하는데 지난해 신년사를 발표했던 게 엊그제 같다는 생각에 세월의 덧없음을 실감한다.

더구나 초선 구청장으로서 마음이 급하다 보니 지난 1년은 정말이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하여튼 정신없이 뛰었던 것 같다. 그런 결과인지 연초에 다짐했던 것들을 모두 이루지는 못했지만 지역경제와 청년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남달리 굵직굵직한 사업들도 일거냈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포함된 1400명의 투표인단이 뽑은 '2019 올해의 지방자치 구청장 부문 CEO'상을 구청장으로서는 유일하게 받는 과분함을 누리기도 했다.

성과가 뿌듯하면 새해 계획도 자신감이 넘치는 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의 무상함이 마음 한편에 스며드는 것은 사람인 이상 누구라도 어쩔 수 없나 보다. 지난 연말을 장식했던 송년 모임 중에는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죽마고우들의 모임도 많았다.

그런데 이 모임에 가면 유독 세월의 흐름이 선명해진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함께 겪어온 터라 신체 여기저기에서 드러나는 관록의 잔뼈(?)들이 눈에 금방 띄기 때문이다. 장년에 이르다 보니 젓가락 같았던 친구가 어느새 배불뚝이가 됐고, 눈에 띄게 흰머리가 듬성듬성한 친구들도 늘어났다.

"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아. 듬직한 배는 인격이야. 인분격납고일 뿐이라고!"와 같은 실없는 농담에 애써 박장대소를 연발하면서도 누군가 읊조리는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 아침에는 푸른 실 같던 머리털이 저녁에는 눈처럼 하얗게 변했구나)'라는 시구에 덧없이 흘러버린 세월을 위로하는 애수의 술잔을 부딪치는 것이다.

각설하고, '인생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했다. 슬픔과 기쁨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닌다고 한다. 슬픔의 꼬리를 기쁨이 물고, 기쁨의 꼬리를 슬픔이 물고 있으니 한두 가지 일로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든다. 어제는 지나버린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기쁨과 희망으로 새날을 맞이하라는 교훈으로 새긴다.

필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새해 벽두가 되면 늘 가슴에 새기는 시 한 편이 있다.
우리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굳이 여기에 남겨둔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마다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빕니다.


<새해 첫 기적> -반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 이 글은 뉴스1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